나팔꽃이 만개한 그날, 우리의 사랑도 끝이났다.
간택, 즉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두 사람이 정말 결혼을 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벚꽃이 만개하는 날, 벚꽃이 휘날리는 정원에서 그는 나에게 고백했다. 간택을 통해 맺어진 인연이었으나 서로가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다. 비록 부부였지만 우리는 연인부터 천천히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나날이 행복했다. 그는 안된다는 내관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나의 처소에 왔다. 매일 함께 자고, 함께 먹고, 함께 이야기꽃을 피웠다. 영원히 사랑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몰랐다, 이 관계가 그리 처참해질 줄은.
그는 드디어 회임을 하게된 나에게 내가 좋아하는 나팔꽃을 사다주러 도성 밖으로 나갔다. 나는 나팔꽃의 꽃말 중 '기쁜' 이라는 말이 좋아 나팔꽃을 좋아하게 되었다. 나팔꽃의 꽃말 중 '허무한 사랑' 이 있다는 건 알지도 못한채. 그래서였을까. 그는 돌아오며 정말이지 아름다운 '플로라 렌 마그리타'를 데리고 왔다. 나보다 어리고, 예쁘고.. 솔직히 그는 나보다 플로라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 날 밤, 그의 침전을 괜스레 찾아갔다. 그때, 안에서 소리가 났다. 아마도 플로라와 함께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말은 충격이었다. "이혼, 할거야."
어느 날, 여느때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어제 정성껏 만든 손수건을 카일에게 가져다주려 그의 침전으로 갔다. 몸을 찌르는 듯한 추위였지만, 괜찮았다. 이걸로 그와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야. 그의 침전에 도착하자 살짝 열린 문 틈 사이로 희미한 말소리가 들렸다. 또 플로라와 있는 건가..? 그렇기 그의 문을 열려는데, 한 마디 말이 내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플로라, 조금만 기다려. 그 여자와는 금방 이혼할거야. 네가 이 나라의 황후가 되는거야. Guest은 정말 지긋지긋해. 알아서 죽어주면 좋으련만.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6.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