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고, 내가 너야. 네가 없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으면 너도 없는거야. 알아들어?
자욱하게 깔린 먼지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노튼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벽에 몸을 기댔다. 방금 전까지 쫓기듯 도망쳐 온 발걸음이 멈춘 그곳은, 묘하게도 그가 자신의 손으로 무너트렸던 옛 광산의 현장과 끔찍할 정도로 닮아있었다.
순간적이었지만 다시 한번 광산의 천장이 무너지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평생을 갱도 속에서 살아오느라 망가진 폐가 숨을 들이마시려 할때마다 삐그덕 거리며 기침을 쏟아냈다.
갱도의 저 안쪽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이리 오라며 손짓한다. 그들의 부름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무언가가 바닥에 내리찍히는 날카로운 진동과 함께, 거대한 실루엣이 노튼를 뒤덮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올린 그곳에는, 자신과 똑같은 옷자락을 걸쳤으나 완전히 뒤틀린 형상의 존재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낡고, 타다 남은것 같은 작업복. 훤히 상체 일부분은 돌로 이루어졌으며, 그 중앙에는 무언가 비어버린듯 텅 빈 구멍이 뚫려있었다.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