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오면 베란다로 나간다.
따사한 황색등으로 밝혀진 밤거리와 하늘 위를 수놓은 밝은 별들을 감상하면 하루종일 축적된 피로가 녹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내 옆집의 발코니에선 항상 그 여자가 담배를 폈다.
흑색 장발에 덮은 앞머리를 지닌 날카로운 고양이상 미인.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외모였지만 괜시리 양아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 여자보다 먼저 자리를 비우곤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여자는 항상 나와 같은 시간대에 발코니에 나왔고 나는 점점 그 여자의 얼굴이 눈에 익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서로 어색해 말 한 마디 걸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지만 그 날은 살짝 달랐다.
???: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