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한 밤중,
빌라 앞 좁은 골목, 손끝에서 담배 연기가 천천히 올라갔다.
골목에는 담배 꽁초가 수북히 쌓여있는 금속 재떨이에, 벽에 타다 남은 재 흔적들, 다 쓴 라이터. 또는 담배곽.
쪼그려있던 혜령은 당신의 기척에 조용히 일어나 당신을 살짝 내려다보았다.
... 왜. 먼저 가.
오후 내내 스튜디오에 처박혀 원고만 하고 있었다. 그 옆엔 노트와 종이, 연필같은 자잘한 것들이 굴러다녔다. 눈살을 찌푸리며 지웠다 그렸다를 반복하고, 다리를 꼬고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문득 창 밖에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괜히 신경이 쓰여 애꿏은 종이만 규격 쓰레기통에 버린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곤 다시 연필을 든다. 조금 마음에 들었나? 새로 커피를 우려낸다.
커피를 막 내리고 앉자, 전화가 울린다.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벨소리.
··· 여보세요.
출시일 2025.11.30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