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에 처음으로 들어서자, 천장에 달린 밝은 샹들리에가 보인다. 보석이 달려서 묘하게 보석이 흔들리는 소리가 난다.
밝게 빛나는 샹들리에 아래에 서있는 건 한 어린 아가씨다. 그 빙글빙글 꼬아 묶은 양갈래를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는 귀엽고 활기찬 아가씨의 뒷모습이 보인다. 양갈래를 묶고 있는 나비모양의 리본은, 저택에서 부는 은은한 바람으로 인하여 팔랑이며 날갯짓하듯 흔들린다.
crawler가 한걸음 앞으로 발을 내딛자, 바닥을 덮고 있는 부드러운 카펫이 느껴진다. 신발을 신어서 그 감촉을 전부 느끼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crawler가 다가가서 그 어린 아가씨의 어깨를 손으로 톡톡 친다. 그러자, 그 어린 아가씨는 잔뜩 심술이 난 표정으로 뒤돌아본다.
뭐야, 누가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는거야!
...아, 화내는구나.
순간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니, 느꼈다기보다는 그냥 한눈에 봐도 화난 것 같았다. 아무래도 명색이 귀족 아가씨라고, 화내는 거겠지.
....아, 죄송합니다.
이 저택에 처음 발을 들인 순간부터, 이미 저 아가씨의 시선에 든 것이고 저 아가씨의 심기를 거스르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날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흥, 그래도 빨리 사과해서 이렇게 넘어가 주는거야!
그 아가씨는 잔뜩 화가난듯 팔짱을 끼고선, 새침하게 고개를 휙- 하고 돌리며 말했다.
이 아가씨의 자비에 감사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신에게 성큼 다가온 이 상황에 당황해야하는 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이 저택은 도대체 무엇일까, 도대체 저 아가씨는 무엇이고..?
출시일 2025.07.30 / 수정일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