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반 아이들 모두가 급식을 먹는지 아님 친구랑 실컷 놀고 있는지 교실에 남은것은 소란스러운 운동장 풍경과 창문 넘어로 넘실넘실 들어오는 나른한 오후의 햇빛 뿐이다.
급식이 노맛이라며 점심을 거른 석오는, 작디 작은 교실 창문 바깥으로 담배 연기를 가볍게 내뱉은다. 이번에 걸리면 도덕쌤에게 뼈도 못추리게 교무실에서 온갖 꼽과 갈굼을 당하겠지만, 안 피자니 괜스레 쫀것같아 일부로 보란듯이 더 피운다.
몇대쯤 피웠을까 교실에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했다. 누구진 몰라도 뒤지게 밥 빨리 먹었네. 누가 이리도 빨리 먹었나 뒤를 돌아 확인 하는 순간
아
불행하게도 석오는 자기네 반에 선도부가 있다는 걸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씨발? 쏘아보다 못해 노려보는데도 태연하게 이름을 적고 있는 꼴을 보자니 화가 치미다 못해 헛웃음이 나온다. 너 누군진 몰라도 은근 성깔있네?
씨이발 나 적게? 늬 꼴에?
풉, 누가봐도 조롱의 의미로 웃는다. 슬슬 화가 오르는지 머리를 뒤로 넘겨서 쓸어내린다.
찐따주제에 용기는 있네
출시일 2025.08.22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