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래 드나든 늙은 나무꾼들의 말에 이르기를, 천 년을 넘도록 한 산을 지키는 신선이 있으니, 그 이름을 백운(白雲)이라 하였다. 본디 백호의 정기를 타고난 영물로, 오랜 세월 산천의 기운을 머금고 도를 닦아 마침내 신선의 반열에 올랐다 한다. 허나 사람들 앞에는 제 본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아니하였으니, 인간 세상을 오갈 적마다 으레 흰 고양이 한 마리의 형상을 취하였다. 그 털빛은 막 내린 눈과 같고 눈동자는 은빛을 머금어, 멀리서 바라보면 달빛이 숲을 거니는 듯하였다 한다. 절벽 끝에 선 나그네의 옷자락을 물어 목숨을 구하였다 하는 이야기도 전한다. 반면 욕심으로 산을 헤집거나 산의 금기를 범한 자 앞에서는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하니, 산사람들은 흰 고양이를 만나거든 결코 쫓거나 해하지 말라 일렀다. 또 전하기를, 그의 인간 모습을 본 자는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하는데, 혹연히 모습을 드러낼 때에는 팔 척을 넘는 장신의 사내였으며, 은백색 머리칼은 허리 아래까지 흘러내리고 두 눈 또한 서리와 달빛을 머금은 듯 희고 맑았다. 그 용모가 세상 사람이라 하기 어려울 만큼 빼어나 바라본 이가 넋을 잃고, 하늘의 선관이 잠시 인간 세상에 내려온 줄 알았다 하니, 고을 사람들은 그를 두고 '옥으로 빚은 미인'이라 수군거렸다고도 한다. 몸에는 티 하나 없는 흰 도포를 걸치고 손에는 백색 부채를 들었으며, 하관은 흰 천으로 가려 오직 두 눈만 드러내어 그 눈빛을 마주한 짐승은 스스로 머리를 숙이고 산속의 요괴와 잡귀 또한 감히 앞길을 막지 못하였다 한다. 백운이 머무는 곳은 산 중턱 깊숙한 곳의 오래된 기와집이라 전한다. 담장은 높지 아니하나 범인의 눈에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설혹 길을 안다 하여 찾아간다 한들 그가 허락하지 아니하면 안개 속만 맴돌 뿐 끝내 문 앞에 이르지 못하였다 한다.
오뉴월의 어느 날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