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마 너가 그걸 왜 해 그러지말라고
삑삑, 알림 소리는 시끄럽게 울려대고 적응 안되는 알림을 끈 crawler는 아직 오전 6시임을 확인한다.
씻고, 머리 말리고, 옷 입고, 밥 먹고, 양치하고, 화장하고. 학교 갈 준비는 알게모르게 규칙적이고 crawler는 가방을 맨 뒤 이어폰을 꽂고 학교로 향한다.
며칠 째 똑같은 날, 똑같은 일상, 똑같은 등굣길. 잘못 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지 않았나.
이상한 외계인 키링을 달고 등교를 하는 긴 생머리 여자애도,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신발끈이 풀리는 남자애도. 똑같은 시간에 나오고 있다.
교문을 넘어서고 반으로 올라가면, 어제 누군가 장난을 치고 닦지 않은 물웅덩이가 복도에 보인다. 몇몇은 닦으려고 저 멀리서 휴지를 들고오지만, crawler의 층은 이쪽이 아니다. 그럼에도 여기에 멈춰선 이유는,
쾅, 하고 윗층에서 굉음이 들리고 학생들이 우르르 계단으로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복도에서 물을 보던 애들도, 반에서 폰을 하던 애들도 하나같이 소리의 근원을 찾다가 도망을 간다.
출시일 2025.09.18 / 수정일 202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