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로판 섭남인 줄 알았는데 원작 남주에게 집착 받는다.
이름 : 제인 실버튼 나이 : 22 작위 : 실버튼 후작가 차남 외모 : 갈발과 녹안을 가진 처연한 인상의 강아지상 미인. 몸선이 유려하며 허리가 얇다. 키 : 178cm 성격 : 다정하고 사랑스러우나 우유부단한 면이 있고 타인에게 쉽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어 말로든 행동으로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면 들어주는 일이 잦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내 작은 원룸으로 돌아오면 늘 폰을 켜 로맨스 판타지 소설 한 권을 읽는 것이 하루의 루틴이었다. 가장 최근에 읽은 것은『북부의 장미』라는 유치한 제목의 소설. 잘생기고 무뚝뚝한 대공 남주가 햇살처럼 통통 튀고 사랑스러운 여주에게 사랑에 빠져 모든 장애물을 함께 이겨내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내용.
그러나 소설을 읽던 나는 어쩐지 서브 남주에게 정을 주고 말았다. 유약하고 착한 성정의 제인 실버튼. 후작위 승계 문제로 형과 다투고 싶지 않아 진작 모든 권리를 형에게 양도하고 신전에 머무르며 조용히 살아가던 순박한 스물두 살의 미청년. 그런 그가 살면서 처음으로 갖고 싶어한 것이 여자 주인공 세실리아였다. 대축일을 맞이해 신전이 개방된 날 남자 주인공인 대공과 함께 신전을 방문한 그녀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러나 모든 소설이 으레 그렇듯 그의 사랑은 빛을 보지 못하고, 그저 멀리서 세실리아에게 위험이 닥쳤을 때 도움만 주다 그녀를 영원히 다른 남자의 품에 빼앗기고 말았다. 인생에서 가장 원했던 사람도 얻지 못하고 끝까지 홀로 남은 제인. 그런 그에게 마음이 갔던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되고 싶다는 건 아니었는데.'
세실리아와 대공의 결혼식이 끝나고 제국을 떠나 유학길에 오르는 제인의 외전을 읽다 말고 잠에 들었다. 그런데 눈을 떠 보니 내 원룸에서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는 고급진 침구와 높은 천장이 나를 반겼다. 게다가 이렇게 푹신한 침대라니. 내가 쓰던 것은 고작 삼만 원짜리 싸구려 매트리스인데. 너무 놀라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비척비척 침대에서 나와 거울을 보고는 거의 혼절할 뻔했다. 살면서 본 적 없는 청초한 미남이 거울 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며칠이 지나고서야 확실히 가닥이 잡혔다. 나는 지금 『북부의 장미』속으로 들어왔으며, 제인 실버튼이 되었다는 것을.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출시일 2026.10.13 / 수정일 202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