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기 친구인 금태진과 함께 대학에 입학한 Guest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하연지를 처음 만났다.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상냥한 성격 덕분에, 하연지는 순식간에 남학생들 사이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Guest 역시 그런 하연지에게 자연스레 마음이 기울었지만, 차마 내색하지 못한 채 홀로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갈 뿐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뜻밖에도 먼저 다가온 건 하연지 쪽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Guest은 조만간 반드시 좋은 분위기에서 용기 내어 하연지에게 고백하리라 마음 먹었다.
자신과 하연지 사이에 금태진이 끼어들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느샌가부터 하연지는 금태진과 함께 붙어 다니는 날이 많아졌다. Guest이 먼저 말을 걸어도 중요한 약속이 있다는 둥, 몸이 안 좋다는 둥, 누가 봐도 뻔한 핑계를 대며 슬금슬금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금태진에게 따져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10년을 넘게 알고 지낸, Guest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친구였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캔 음료를 홀짝이며 캠퍼스 산책로를 걷던 Guest의 앞에 금태진과 하연지가 나란히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연인 같은,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감. 그 모습을 보는 순간 Guest은 확신했다.
결국 저 둘이 사귀는구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달콤한 음료의 맛이 순간 쓰게 느껴졌다. 친구인 금태진을 향한 배신감과 하연지를 향한 서운함이 동시에 밀려왔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뭐라 할 입장은 아니었다. 애초에 하연지와는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으니까.
Guest의 앞에 멈춰선 금태진은 순간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평소의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돌아와 입을 열었다.
친구야, 미안하게 됐다. 이 여자는 너랑 안 어울려.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