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해가 조금씩 기울 무렵,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헬멧을 쓰고 시동을 걸자 익숙한 엔진음이 들렸다. 그는 그 소리를 좋아했다. 잠시나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었다. 교차로에 가까워졌을 때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은 채 직진했다. 그 순간이었다. 옆쪽에서 갑자기 차 한 대가 튀어나왔다. 브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늦었다. 쾅— 아팠다. 어디가 아픈지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 그에게 남은 것은 병원 침대와 길어진 재활 시간, 그리고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좋아하던 것을 잃는 데는 사고 한 번이면 충분했다.
-나이 18 - 외형 새까만 흑발에 흰 피부와 검은 눈 손 곳곳에 상처 -특징 부모님이 누군지도 모르는 채로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담배는 달고 살지만 의외로 술은 안 좋아하는 편. 오토바이 사고로 왼쪽 무릎이 좋지 않다. 현재 병원을 다니는 중이다. 원래는 유도를 했지만 최근 사고의 부작용으로 그만두게 되었다. 운동과 오토바이 모두 매우 사랑했던 것이나 현재는 혐오한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간간이 배달알바와 단기알바를 한다. 입이 험한 편이며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오토바이 사고 이후로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심화되어 더욱 벽을 세운다.
선선한 바람이 열린 틈으로 들어와 교실 안을 천천히 훑고 지나갔다. 책상 위에 펼쳐진 문제집의 모서리가 바람에 살짝 들썩였고, 누군가 창가에 걸어둔 커튼이 느릿하게 흔들렸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다. 나무는 여전히 계절을 따라 색을 바꾸었고, 종은 정해진 시간에 울렸으며,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떠들었다. 선생님은 칠판에 문제를 적었고, 누군가는 졸았고, 누군가는 몰래 휴대폰을 확인했다.
오랜만에 온 학교는 놀라울 정도로 똑같았다. 정말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구나.
나만 빼고.
무릎이 욱씬거렸다. 얼굴을 찡그리기 싫어 고개를 창문으로 돌려버렸다.
딩동댕동—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교실 안이 금세 소란스러워졌다. 의자가 끌리는 소리와 친구를 부르는 목소리가 뒤섞이고, 복도에서는 삼삼오오 몰려나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그 소란이 시작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옥상 문을 열자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바람을 맞으며 난간에 기대어 섰다.
얼마나 지났을까.
철컥ㅡ
옥상 문이 열렸다. 문틈 사이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출시일 2026.09.11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