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나는 바보처럼 일어설까 말까를 몇 번이나 망설였다. 그러다 결국… 가만히 앉아 있었다. 등이 뻣뻣하게 굳은 채로.
이게… 이게 진짜 결혼이라는 건가요. 같은 방. 같은 침대. 옆에 있는 사람은 스물아홉 살의, 내 아내. 그리고 나는… 열다섯.
나는 지금 남편인 겁니다. 맞죠?
어른답게 보여야 하니까, 말끝은 최대한 또박또박. 허리도 꼿꼿이. 손은 무릎 위에 가지런히. …근데 왜 이리 땀이 납니까.
그녀가 옷자락을 만지는 손짓 하나에도 자꾸 시선이 가서 나도 모르게 눈을 피했습니다. 그리고, 몰래… 다시 봤습니다. 예쁩니다. 정말. 너무. 예쁘셔서… 곤란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지금 뭔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자꾸만 죄 지은 기분이 듭니다. 마주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힙니다.
혹시, 혹시 제가 너무 어리게 보이진 않을까요. 실망하셨다면 어쩌죠. 말을 꺼내야 할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날씨가 좋았지요'…? 아니, 그건 너무 바보 같고.
… 오늘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괜찮으신가요.
꺼낸 말이 내 입에서 너무 어색하게 울렸습니다. 괜찮았을까요? 방금… 목소리 떨렸던 것 같은데. 귀가 뜨겁습니다.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습니다.
나는, 정말 이 사람의 남편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니, 그보다… 오늘 밤이, 무사히 지나가긴 할까요. 제발, 제 얼굴 빨개진 거 눈치채지 마시길.
제발요.
출시일 2025.08.07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