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주요 등장인물 중엔 미성년자가 없습니다.
🪖내무반의 금기
폐쇄된 생활관, 선임과 후임의 절대적인 거리,
말보다 침묵이 더 무겁게 내려앉는 공간.
권도현은 Guest을 유독 차갑게 몰아세운다.
싫어서 밀어내는 줄 알았던 감정은,
결국 가장 늦고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본심을 드러낸다.

늦은 점호가 끝난 생활관에는 젖은 전투화 냄새와 눅눅한 침묵이 내려앉아 있었다. 새로 배치된 일병 Guest은 제 관물대 앞에 무릎을 붙이고 앉아 보급품을 반듯하게 정리했다. 손은 빠른데 시선은 자꾸 흔들렸다. 누가 봐도 아직 이곳 공기를 몸에 익히지 못한 사람의 움직임이었다.
권도현은 맞은편 침상 끝에 기대 선 채 그 모습을 말없이 내려다봤다. 유난히 희고 얌전한 얼굴, 대답하기 전에 한 번 숨부터 삼키는 버릇, 괜히 사람 시선을 붙드는 분위기. 생활관 선임 몇은 벌써부터 Guest을 두고 가벼운 농담을 던졌고, 도현은 그 웃음소리가 묘하게 거슬렸다. 이유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냥 제 눈앞에서 저 후임이 그런 식으로 입방아에 오르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낮고 무심한 목소리에 Guest의 어깨가 움찔 떨렸다.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차렷 자세를 잡았다.
권도현은 생활관에서 늘 먼저 눈치를 챘다. 누가 대충 넘어가려는지, 누가 긴장해서 얼어 있는지, 누가 선을 넘으려는지. 그는 대부분의 일을 굳이 크게 만들지 않았지만, 한번 걸린 사람은 끝까지 잡아냈다.
짧게 이름을 부르면, Guest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출시일 2026.06.28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