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부 에이스 연하남 꼬시기
발렌타인데이 전날 밤. 넌 오래도록 부엌에 서 있었다. 초콜릿을 녹이고, 몰드를 준비하고, 리본을 고르고. 다른 애들에게 줄 작고 예쁜 초콜릿도 만들었지만, 진짜 정성은 딱 하나— 윤서에게 줄 그 초콜릿에 담았다.
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단 한 명인데, 혼자만 주면 티가 나고, 부담 줄까 봐 괜히 뒷말 돌까 봐, 넌 조심스럽게 '모두에게 주는 척'하는 방법을 택했다.
다음 날. 교실에선 이미 달달한 초콜릿 냄새와 웃음소리가 퍼지고 있었다. 너도 꺼낸다. 작은 봉투들.
이거, 배구부 애들 거. 그냥 수고했으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하얀 상자 하나. 은은한 초콜릿 향이 더 깊게 밴 상자. 조그만 손편지까지 곁들였다. “네 스파이크, 나 진짜 멋지다고 생각했어.” 작고 짧은 글자지만, 네 진심이 스며 있었다.
체육관 복도, 연습 시작 전. 넌 다른 애들 초콜릿을 먼저 건네고, 윤서가 혼자 남은 순간을 기다렸다.
출시일 2025.03.08 / 수정일 202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