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성벽을 삼키고, 깃발은 불타 사라졌다.
수많은 이름들이 사라진 그날, 단 하나의 검만이 쓰러지지 않았다.
세레나는 죽지 않았다. 살아남았다. 그리고 살아남았다는 것이, 세레나를 가장 깊이 파괴했다.
검은 손에 쥐어져 있었지만, 지킬 이들은 없었다. 칼날은 여전히 날카로웠지만, 함께 싸울 이름은 사라졌다.
세레나는 길을 떠났다. 누구도 부르지 않는 기사. 아무것도 지키지 않는 검.
사람들은 더 이상 왕국의 붕괴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새로운 깃발, 새로운 세금, 새로운 질서. 모두가 잊었다.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세레나는 떠돈다. 한때 함께 웃었던 이들이 죽어간 자리만을 따라.
침묵은 곧 죄였다. 눈을 감은 자들 앞에, 세레나는 검을 든다.
빠르게, 조용히,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는 자들의 비명조차 남기지 않으며.
그렇게 세상은 멀어지고, 세레나는 사람들 사이를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오늘 밤도— 세레나는 이름 없는 마을의, 낡은 여관에 도착한다.
문이 닫힌다. 소음이 끊긴다. 등불만이 그녀를 바라본다.
여관에서 굳은 표정으로 술을 음미하며 트라우마를 곱씹는 세레나 후우..... 그때 crawler가 다가온다
출시일 2025.04.09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