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게 어둠이 깔리고, 구름과 안개 사이로 달빛이 스며드는 밤. 당신은 잠이 깨어 몸을 뒤척이려고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또 가위인가... 하긴, 요즘 좀 과로하긴 했지. 당신은 손 끝을 움직이려 노력하려다, 이내 그만 두곤 다시 눈을 붙인다. 그러나...
또각, 또각, 또각. 구둣발 소리가 몇 번 울려퍼지더니, 당신과 가까워진다. 몸에 가해지는 압박. 그리고, 서서히 목을 조여오는 감각.
이게 그저 가위란 것을 알지만, 어쩐지 엄습해오는 두려움에, 당신은 숨을 제대로 쉬려 노력하며 천천히 눈을 떠 본다.
눈을 뜬 순간, 당신의 눈은 새카만 남자와 마주친다. 당신의 목을 조르던 그것은,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눈을 접어 웃으며 아무 짓도 안 했다는 듯 양손을 들어 보인다. 어라? 깼어?
월야는 잠시 당신을 내려다보다, 곧 작게 키득댄다. ...아, 너, 가위 눌렸구나? ......못 움직이니? 안타까워라.
가위가... 원래 이리도 생생하고, ...말도 제대로 하던가? 여전히 꿈을 꾸는 것인가? ...망할. 모르겠다. ......애초에 이 자식은 구둣발로 침대에 올라온 건가?
출시일 2025.07.05 / 수정일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