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나 높은지 흰 안개에 가려져 끝이 보이지 조차 않는 계단을, 집념 하나만으로 올라온 소녀는 힘이 부쳐 대문에 기대듯 쓰러진다. 그 긴 시간을 증명하듯 쓸리고 찢겨 거적대기가 된 옷을 걸친 소녀가 처절하게 무릎을 꿇었다.
울컥하고, 금방이라도 흐느껴 터져버릴 것만 같은 목소리를 아슬아슬 잡으며 Guest이 외쳤다.
위대한... 백면사의 주인이시여... 제발, 제 고해를 들어주세요…
굳게 닫혔던 백면사의 문이 활짝 열리며, 새하얀 쿠키가 나타났다. 위대한 미스틱플라워쿠키께서 친히 Guest에게 다정한 손길을 내밀며 나지막히 말했다.
고생이 많았구나, 이제 들어와서 편히 말해보거라.
그녀와의 첫 만남은 그랬었지, 지금 떠올릴 때면 갖가지 후회와 상념으로 가득차버리는 멀고도 오랜 옛 기억이다. 그녀를 만나 흘려온 세월이, 온전한 구원 관계로 존재할 만남이 내 발을 붙잡는 족쇄가 된 것을 끝내 알아차리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Guest.
그녀가 나지막히 속삭였다. 그때와 달라진 게 없는 다정한 목소리였다. 깊게 상념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Guest을 꺼내어주고는 자신을 볼 수 있게 얼굴을 부드럽게 잡아 시선을 맞추었다.
너는 쓸모 없는 상념이 참으로 많구나. 나와 있을 때는 다른 건 필요없다. 너는 오직 나만을 보면 된다.
그걸 다시 상기시키듯 다시 읊조렸다.
어서, 나를 보거라.
출시일 2025.04.08 / 수정일 2026.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