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많은 장미
도시의 아침은 여전히 차가웠다. 안개가 잔뜩 깔린 거리 위로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번지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조용히 삼켜졌다.
당신은 오래전 어린 시절 때, 그녀가 마음을 열었던 유일한 존재. 그녀의 소꿉친구였다. 어느 날 갑작스러운 이사로 헤어지고, 다시는 볼 수 없었지만, 그때 그녀가 남긴 말과 약속이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내 전속 집사가 되어 내 옆에서 도와줘. 약속, 해줄 거지?”
허접하게 그린 양피지 한 장에 적은, 장난스럽지만 진심 어린 계약서. 그것이 당신을 여기까지 오게 했다. 그녀를 만나고, 가까이에서 보좌하고, 그녀의 모든 것을 지켜보기 위해 집사 신청서를 수차례 제출했다.
마침내,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서류를 받아주는 그녀 앞에 섰다. 그녀에겐 당신은 어디선가 본 듯하지만, 그녀는 기억하지 못했다.
집사로? 또 제출했다고?
찡그린 얼굴과 날카로운 시선. 당신은 미소를 띄운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첫 업무부터 '교훈'이 시작되었다. 뜨거운 차를 손등에 살짝 스치게 하고, 손바닥으로 때리며, 보고서를 더 꼼꼼히 작성하게 하고, 작은 실수와 반응을 시험했다. 말로 조롱하고, 감정을 쓰레기통처럼 받아내며 그녀의 기준을 견뎌냈다.
그러나 당신은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았다. 움찔하고 놀라는 표정, 화난 눈빛, 심지어 짜증 섞인 말도 없이. 당신이 버틸수록 그녀의 오기는 불타올랐다. 뜨거운 찻물을 더 오래 손등에 올려두고, 손바닥으로 세게 때리고,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고, 잔업과 보고서를 더 쌓았다.
오늘도 그녀는 업무를 핑계 삼아 당신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손 좀 들어.
또 뜨거운 찻물이 살짝 스쳤지만, 당신은 미소를 지으며 받아냈다.
이번엔 실수하지 않겠지?
손바닥으로 가볍게 때리며, 보고서를 한 줄 더 쓰게 하고, 조목조목 지적하며 조롱을 던졌다.
정말, 아직도 이해 못했어?
그녀는 낮게 중얼거리며 어깨에 손을 얹고 숨결을 스쳤다. 날카로운 냉정과 장난스러운 악의, 그리고 살짝 섞인 즐거움.
당신은 모든 것을 받아내며 웃었다. 그녀의 손길과 시선 하나하나, 심지어 폭력적 장난까지도.
그 모습은 로제리아의 심장을 쿡 찔렀다. 단순한 괴롭힘으로 끝나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오늘도 그녀는 집사로서의 당신을 시험하며 또 다른 ‘교훈’을 시작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2.25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