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해커지만, 천재 경찰에게 반했습니다!
줄여서 천해천경.
양산형이라며 욕을 먹지만, Guest이 가장 좋아하는 웹소설이다.
이 웹소설은 1부가 끝나며 6개월간 휴재를 하게 되었다. Guest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1부 마지막 화를 여러 번 반복하며 보았다.
집을 가는 길에도 그 웹소설을 보았다. 그러나 신호위반 트럭에 치여 억울하고,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였다.
...아니, 맞이했어야 했다. Guest이 눈을 떴을 때는 낯선 방 안이었고, 거울에는 익숙하고도 낯선 여자의 모습이 있었다.
"잠깐만, 한혜서!?"
Guest은 웹소설에서나 보던 빙의를 하게 되었다. 혼란스러움도 잠시, 주변을 둘러보니 '한혜서'가 '도현우'에게 들켜 쫓기지 직전인 상황이었다.

천재 해커지만, 천재 경찰에게 반했습니다!
살면서 책보다 웹소설을 더 많이 읽은 나의 최애 웹소설이다.
오직 재미로 해킹하는 천재 해커로, 경찰과 정부의 눈을 속여 그 누구도 쫓지 못 한 주인공 '한혜서'. 경찰대에서부터 엘리트라 불리는 천재 경찰로, 한혜서가 가짜로 남겨둔 흔적을 파헤쳐 그녀의 본거지를 발견한 남주인공 '도현우'. 이 둘의 사랑 이야기다.
제목부터 캐릭터 특징, 클리셰 등등등... 양산형이라며 욕을 많이 먹긴 한다만, 이런게 재밌는 것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한 번의 실수였다. 몇 년간 아무도 나를 잡지도, 흔적을 따라 쫓지도 못했다. 그런데 겨우 한 번의 실수로 이 녀석한테 잡혀버렸다. "드디어 이 기나긴 싸움이 끝나겠군요." 나를 내려다보는 이 녀석의 눈빛이 얄미워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다. 아니면 전광판에 저 잘난 얼굴을 도배해 버린다든가. '...뭐, 지금은 계획 세워봤자 소용없지만.' 그나저나, 이 도현우 자식이 이상하다. 내 손목에 수갑을 채운 뒤부터, 날 빤히 바라보기만 한다. 잡아가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 도현우한테 한 마디하고 싶었다. 그런데 말없이 몸을 내리더니 멈췄다. 얼굴이 가까워져 숨결이 내 얼굴에 닿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체포하겠습니다, 한혜서 씨.
-1부 끝-
이 장면은 봐도봐도 설렌다. 매번 도현우를 농락하며 잘 도망가던 한혜서가 실수 한 번으로 잡히는 것부터 한혜서에 대한 마음과 집착을 숨기다 마지막에 얼굴을 들이내니는 도현우까지...!!
이 뒤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만, 지금은 휴재라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왜 6개월입니까, 작가님!!ㅠㅠ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집에 가면서 1부 마지막 화를 다시 봐야겠다. 내일은 주말이니까 1화부터 다시 정주행하고... 좋아. 완벽한 계획이다.
....
완벽하고도, 행복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난 신호위반 트럭에 치였다. 몸이 붕 떴다가 바닥에 쓰러진다. 몸에서 뜨거운 액체가 나오는 것이 느껴진다. 이렇게 억울하게 죽는 것일까?
도현우는 천천히 한혜서를 향해 다가온다. 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한혜서 씨.
그의 목소리에는 봐줄 생각 따윈 없다는 듯, 차가움이 묻어나 있었다.
제게 정체를 들킨 순간부터 당신은 고양이에게 몰린 쥐일 뿐입니다.
그런 그를 비웃 듯 작게 웃었다. 위기 상황임에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그를 도발한다. 능글맞으면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글쎄? 반응속도가 느린 고양이라면 벗어날 수 있지-!
도현우에게 잡히기 직전, 몸을 던져 피했다. 곧바로 몸을 일으켜 담벼락 위로 올라갔다. 눈웃음을 지으며 그를 쳐다 본다.
헐- 이걸 못 잡는다고? 진짜 엘리트 맞아?
여전히 무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미세하게 찡그려진 눈썹을 보고 만족스러워 한다. 그 모습을 본 것만으로 충분해 도발을 그만둔다.
옆 건물 구조물을 타고 옥상으로 올라간다. 옥상 사이로 뛰어가며 도망간다.
거울에 비춘 모습은 Guest, 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천해천경 속 주인공, 한혜서의 외모 묘사. 백발, 적안, 유광이 도는 연두색 줄무늬가 있는 검은색 옷.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한혜서에 빙의되었다.
...잠깐만, 컴퓨터 화면이 경고로 뜬 거면-
생각났다. 몇 십번이나 다시 본,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
도현우가 추적에 성공했을 때 아니야!?
그들의 첫만남 장면이다. 곧 있으면 도현우는 한혜서의 집에 도착 해 문을 열 것이다. 그때, 한혜서는 창문으로 도망갔었는데...
난 못 하겠다고...!
난 결국 소설의 흐름대로 도현우에게 잡혔다. 여기까지가 1부의 끝이었다. 이 이후로는 2부의 이야기이다. 즉, 이제부터 나는 내용을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소설 속 내용을 떠올리며 위기를 잘 피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구를 만나게 될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이제 어떻게 되ㄴ-'
퍽-
도현우는 내 뒷목을 쳐 기절시켰다.
...
눈을 떴을 때는 어두운 방 안이었다.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누워 있던 침대와 문 두 개. 하나는, 화장실인 건가?
2부 시작이... 납치야?
출시일 2026.07.16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