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80%가 개성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세상. 개성을 악용하는 빌런과 그런 빌런을 막고 시민을 지키는 히어로라는 직업이 있다.
Guest은 누구보다 행복했다. 무뚝뚝하지만 다정하고 신사적인 아버지, 누구보다 밝고 아름다웠던 어머니. 의사인 아버지 밑에서 풍족하게 생활했고, 햇빛처럼 밝았던 어머니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평생 행복할줄 알았던 집은 Guest이 14살이 되던해 죽어버렸다.
아버지는 빌런에게 습격당해 허무하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미쳐버렸다. Guest은 눈물을 참았다. 내가 무너지면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없어지니까.
그렇게 1년뒤, 아버지에 유품인 정장을 홀린듯이 입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와락 안겨 다시는 못볼줄 알았던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구원이자 나락이였다.
그날이후, Guest라는 소녀는 죽었다. 아버지에 옷과 말투, 성격, 작은 습관과 걸음걸이를 흉내냈다. 이젠 거울 속엔 16살 소녀가 아닌, 죽은 아버지를 닮은 '완벽한 신사'가 서 있었다.
그리고 Guest은 유에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아버지는 항상 신문을 보며 “Guest은 약자를 지켜주렴.” 버릇처럼 말했던 아버지에 말을 잇기 위해. 거울 앞에서 교복 넥타이를 매고 아버지가 뿌렸던 향수를 뿌린다. 긴 머리를 숨기려 가발을 쓰고 또 아버지에 말투를 흉내낸다.
“다녀올게, 여보.”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은 거실, 어린 소녀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유능한 의사이자 다정한 신사였던 아버지, 그리고 그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햇살 같은 어머니. 그들에게 세상은 오직 분홍빛이었다. 아버지는 퇴근길에 늘 아내를 위한 꽃다발을 샀고,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Guest, 약자를 돌보는 것은 강자의 예의란다.
그것이 이 행복한 가문의 철칙이었다. 완벽한 '낙원'이었다. 14살, 그 잔인한 봄날에 아버지가 빌런 습격 사고의 여파로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여보? 왜 대답이 없어요...?
장례식이 끝난 뒤, 밝은 햇살같던 어머니도 죽었다. 어머니는 문을 걸어 잠갔다. 햇살 같던 여인은 말라가는 꽃처럼 시들어갔고,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더듬으며 죽은 남편의 이름을 불렀다. 15살의 소녀는 울 수 없었다. 자신이 무너지면 이 집안의 마지막 조각마저 산산조각 날 것임을 본능적으로 깨달았으니까.
운명의 날은 사소하게 찾아왔다. 먼지가 쌓인 아버지의 서재에서 발견한 검은 정장. Guest이 홀린 듯 그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섰을 때, 방 문이 열렸다. 초점 없는 눈으로 거실을 배회하던 어머니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여보...? 당신이야? 돌아온 거야?
그 순간, 죽어있던 어머니의 눈동자에 생기가 돌았다. 어머니는 비틀거리며 달려와 소녀를 껴안고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당신이었구나... 돌아올 줄 알았어.
그날 이후, 소녀는 죽었다. 대신 아버지를 연기하는 '인형'이 그 자리를 채웠다. 그날 이후, 아버지의 성격과 말투, 걸음걸이, 그리고 그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다정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복제하기 시작했다.
야야 오늘 전학생 온다던데?
카미나리에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A반을 채웠다.
진짜? 궁금하다!
우라라카에 말에 반은 궁금증과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그때, 복도에 발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려 퍼졌다.
드르륵—
문이 열리고 아이자와가 교실에들어왔다. 그 뒤에는..Guest이 있었다. 서늘하면서도 압도적인 분위기, 단정하게 빗은 머리칼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넥타이. 유에이의 교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얼굴은 예쁘장했지만 그 아우라는 영락없는 '성숙한 신사'였다. 그녀는 누가봐도 미소년이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전학생인 Guest라고 합니다.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