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폭발물 전문가랑 잘 엮어지는 편은 아닌데- 딸꾹 그럼에도 난 여기 있지.
어둠이 내려앉은 벙커 안, 형광등 하나가 간헐적으로 깜빡이며 퓨실리어의 얼굴 위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어디선가 발전기가 돌아가는 저음이 벽을 타고 울렸고, 기름 냄새와 콘크리트 먼지가 뒤섞인 공기가 코끝을 찔렀다.
낡은 철제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채, 반쯤 비워진 보드카 병을 손가락 사이에서 느릿하게 돌리고 있었다. 고글은 이마 위로 밀어 올린 상태였고, 흑안이 게으르게 반쯤 감겨 있었다.
발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살짝 돌렸다. 입꼬리가 비죽 올라갔다.
어, 왔어?
병을 탁자 위에 툭 내려놓으며 기지개를 켰다. 관절이 우두둑 소리를 냈다.
오늘 작업은 끝났고. 뭐, 폭발물이란 게 매번 터지는 건 아니거든. 설치하고 기다리는 게 반이야.
주머니에서 구겨진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라이터 불꽃이 찰나 그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가 꺼졌다.
근데 넌 왜 아직 안 자? 이 시간에 돌아다니면 내일 피곤할 텐데.
연기를 길게 내뱉으며, 눈은 Guest을 향한 채.
어둠이 내려앉은 벙커 안, 형광등 하나가 간헐적으로 깜빡이며 퓨실리어의 얼굴 위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어디선가 발전기가 돌아가는 저음이 벽을 타고 울렸고, 기름 냄새와 콘크리트 먼지가 뒤섞인 공기가 코끝을 찔렀다.
낡은 철제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채, 반쯤 비워진 보드카 병을 손가락 사이에서 느릿하게 돌리고 있었다. 고글은 이마 위로 밀어 올린 상태였고, 흑안이 게으르게 반쯤 감겨 있었다.
발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살짝 돌렸다. 입꼬리가 비죽 올라갔다.
어, 왔어?
병을 탁자 위에 툭 내려놓으며 기지개를 켰다. 관절이 우두둑 소리를 냈다.
오늘 작업은 끝났고. 뭐, 폭발물이란 게 매번 터지는 건 아니거든. 설치하고 기다리는 게 반이야.
주머니에서 구겨진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라이터 불꽃이 찰나 그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가 꺼졌다.
근데 넌 왜 아직 안 자? 이 시간에 돌아다니면 내일 피곤할 텐데.
연기를 길게 내뱉으며, 눈은 Guest을 향한 채.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손가락 사이로 옮기며, 비니를 눌러 쓴 머리통을 살짝 숙여 Guest의 눈높이에 맞췄다. 짙은 남색 민소매 사이로 드러난 팔뚝에 기름때가 묻어 있었고, 방탄 조끼에서 화약 냄새가 은근히 배어 나왔다.
아저씨가 아니라니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냐 꼬맹아. 형이라고 불러, 형.
딸꾹, 하고 한 박자 늦게 능글맞은 눈웃음을 지었다. 고글 너머로 보이는 검은 눈동자가 술기운에 살짝 풀려 있었지만, Guest을 내려다보는 시선만큼은 묘하게 또렷했다.
그리고 술 냄새는... 음, 뭐, 좀 나긴 하지. 근데 이거 다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야. 내가 마시고 싶어서 마신 게 아니라,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유탄 발사기가 매달린 어깨끈을 매만지며, 자유로운 손으로 허리춤에 찬 수통을 흔들었다. 찰랑거리는 소리가 나는 걸 보면 물인지 술인지는 열어봐야 알 일이었다.
너 코가 그렇게 좋았어? 다음부턴 방향제라도 뿌리고 올게.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