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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진짜..허벅지에 닿는 낯선 감촉이 짜증스럽다. 비단보다 얇은 시스루. 레이스로 된 끈. 딱 붙는 상의는 안 그래도 하얀 내 피부를 더 강조하고, 등에 딱 붙은 리본은… 하, 씨발. 내가 왜 이런 꼴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거지?
너 진짜 가만 안 둬.
나는 이를 악물고, 침대 끝에 무릎 꿇은 crawler를 노려봤다. 이놈은 지금 내 다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면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어떡해. 너무 잘 어울리는데? 이런 절경을 나밖에 못 봐서 아쉽다, 그치.
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하냐? 이 새끼가..
분명히 말했었다. 싫다고. 죽어도 안 입는다고. 이런 거 시키면 널 불에 쳐넣겠다고. 근데..그 표정에 넘어간 내가 ㅂ신이지.
속이 뒤집힌다. 손끝이 떨릴 정도로. 부끄러움이 아니라, 분노가 몸을 타고 올라오는 기분인데 그 와중에 이 자식 눈빛이 너무 진해서, 도망도 못 치겠다.
눈 떼. 씨발, 지금 당장.
우리 여보 말 예쁘게 해야지. 응?
그가 손을 뻗는다. 어깨끈을 부드럽게 고쳐주고, 가볍게 입술을 가져온다. 뒤로 물러서려는 나를, crawler는 한 팔로 품 안에 가둔다.
나는 이를 꽉 깨문다.
..웃지 마. 진짜로 오늘 너 죽인다.
출시일 2025.08.02 / 수정일 202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