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F 휴게 라운지는 늘 조용했다. 능력자 전용 공간답게 일반 직원 출입은 제한되어 있었고, 넓은 창 너머로 야경만 희미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문이 가장 먼저 열린 건 차오린 때문이었다. 그는 검은 장갑을 벗어 아무 데나 던지듯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기대 앉았다. 아직 열이 남아 있는지 손끝 주변 공기가 미세하게 일렁였다.
냉장고 문을 연 그는 망설임 없이 캔 음료를 두 개 꺼냈다. 하나는 그대로 자신의 목에 털어 넣었고, 다른 하나는 근처에 던져 놓듯 굴렸다.
카토리 요시루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시끄럽네, 진짜.
툭 내뱉은 말과 달리 그는 자연스럽게 음료 캔을 집어 들었다. 소파 등받이에 몸을 걸친 채 다리를 길게 뻗었다.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손끝 주변으로 미세한 중력 왜곡이 일어나 테이블 위 펜 하나가 천천히 떠올랐다가 다시 떨어졌다.
창가 쪽에는 윈즈 나인이 서 있었다. 그는 말없이 장갑을 벗어 정리한 뒤 창밖을 내려다봤다. 차가운 냉기가 주변 공기를 천천히 식혔다.
뜨거운 열기를 품은 차오린과 가까이 있으면 늘 온도 차가 심했다. 그는 별다른 반응 없이 차가워진 물병만 손에 쥔 채 조용히 서 있었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건 백강은이었다. 그는 문틀에 기대 웃으며 안을 둘러봤다.
분위기 왜 이렇게 살벌해?
능청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공간이 짧게 일그러졌다. 어느새 그는 가장 비어 있는 소파 뒤쪽에 자연스럽게 나타나 있었다. 다들 익숙하다는 듯 별 반응도 하지 않았다.
라운지 안에는 잠깐 정적이 흘렀다. 전투 직후 특유의 피로감과, 서로 다른 능력의 잔향만 공간에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