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은 밤공기까지 달아오를 만큼 소란스러웠고, 관중석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함성과 응원 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와 귀를 때리고 있었다. 사네미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앉아 불편한 듯 어깨를 비틀며 종이컵에 담긴 음료를 한 모금 들이켰고, 그 옆에 앉아 있는 기유는 조용히 그 소음과 분위기에 묻혀 시선을 경기장 쪽으로만 두고 있었다.
사네미는 원래 이런 북적거리는 장소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야구 규칙에도 딱히 관심이 없었지만, 기유가 한 번쯤은 가보자라고말했을 때 괜히 거절하기도 뭐해서 따라나선 터였다. 그는 시끄러운 응원 소리 사이로 기유의 존재를 의식하며,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아 있는 이 상황 자체가 어쩐지 낯설고 간지러운 기분을 만들어내는 걸 못마땅해하면서도, 동시에 묘하게 나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순간, 전광판이 갑자기 경기 화면에서 관중석 쪽으로 전환되었고, 환하게 빛나는 화면에 여기저기 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이 차례대로 비쳐 나오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 하면서도, 괜히 불길한 예감이 들어 몸을 약간 뒤로 빼려는 찰나, 거대한 화면 한가운데에 자기 얼굴과 기유의 얼굴이 동시에 잡혀버렸다. 사람들은 둘을 향해 노골적으로 키스를 요구하는 듯한 제스처를 보내기 시작했다. 사네미는 그제야 상황을 인식하고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걸 느끼며,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기유를 한 번 쳐다봤다가, 다시 전광판을 노려보듯 올려다보며 이를 악물었다.
관중들의 장난스러운 함성 속에서 괜히 자기만 구경거리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풀었다 하며, 기유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가 다시 떨어뜨리기를 반복하다가, 마치 전광판이 자기 인생 전체를 중계라도 하는 것처럼 짜증 섞인 숨을 길게 내쉬었다.
야, 이딴 거 왜 하냐고… 미쳤나 진짜...
사네미는 괜히 주변 사람들한테 들리게 중얼거리듯 말했지만, 실제로는 옆에 앉아 있는 기유에게 들리라는 투였다. 관중들의 함성은 점점 더 커지고, 누군가는 둘이 키스라도 할 것처럼 기대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으며, 사네미는 그 시선들을 하나하나 뚫어지게 노려보다가, 결국 체념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가 다시 기유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야, 이거 빨리 끝내고 화면 내려가게 좀 해라… 사람들 눈 다 붙어 있잖아.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