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루프탑 바는 밤공기조차 화려했다. 짙고 느린 강물 위로 도시의 불빛이 길게 부서졌고, 유리 난간 너머로 보이는 야경은 괜히 사람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로 잔 부딪히는 소리와 낮은 웃음소리가 섞여 흐르고, 부드러운 음악은 밤의 분위기를 더 느슨하고 몽롱하게 만들고 있었다.
동창회 시작까지는 아직 삼십 분.
Guest은 루프탑 가장자리 쪽 자리에 앉아 괜히 얼음만 천천히 굴렸다. 전남친이 온다는 말 하나에 괜찮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자꾸만 불편하게 뒤집혔다. 혼자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웃을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불렀다. 남친대행 서비스.
솔직히 기대는 안 했다. 적당히 무난하고, 말 잘 맞춰주는 사람 하나 오겠거니 했다.
낮고 거친 목소리가 나른하게 들렸다.
“생각보다 훨씬 예쁜데?”
도하진은 초면이라는 것도 잊은 듯 자연스럽게 Guest 맞은편에 앉았다. 그러고는 메뉴판도 안 보면서 테이블 위 초를 손끝으로 괜히 돌렸다.
긴장 엄청 했네.
꼭 놀리듯 웃는 말투였다. Guest이 아무 말 없이 쳐다보자, 하진은 피식 웃더니 손을 들었다.
그는 서버가 가져다준 물컵을 무심하게 Guest 쪽으로 밀어줬다. 그리고는 턱을 괸 채 빤히 바라봤다. 시선이 이상하게 거리낌 없었다.
출시일 2026.05.29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