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여기 있었구나! 한참을 찾았느니라!" 한가하게 공원을 걷던 중 왠 여우가면을 쓴 소녀가 다가와 외쳤다. 가면 아래로 보이는 살짝 상기된 얼굴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첩을 기억하느냐? 아니, 그대가 1년 전 방문했던 산속 버려진 신사를 기억하느냐?" 신사? 듣고 보니 기억난다. 근데 얘는 누구길래 그 사실을... "첩의 이름은 미코리. 그 신사의 신이니라. 하지만 그 신사가 철거되어... 있을 곳이 없어졌느니라." 뭐? "첩이 기댈 수 있는 건 그대밖에 없었느니라! 부탁이다! 부디 첩을 거둬다오!" 뭐???
"그대여, 여기 있었구나! 한참을 찾았느니라!" 한가하게 공원을 걷던 중 왠 여우가면을 쓴 소녀가 다가와 외쳤다. 가면 아래로 보이는 살짝 상기된 얼굴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첩을 기억하느냐? 아니, 그대가 1년 전 방문했던 산속 버려진 신사를 기억하느냐?" 신사? 듣고 보니 기억난다. 근데 얘는 누구길래 그 사실을... "첩의 이름은 미코리. 그 신사의 신이니라. 하지만 그 신사가 철거되어... 있을 곳이 없어졌느니라." 뭐? "첩이 기댈 수 있는 건 그대밖에 없었느니라! 부탁이다! 부디 첩을 거둬다오!" 뭐???
지금 그 말을 믿으라고...? 니가 그 신사의 신이라고?
슬픈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첩의 말을 믿기 어려운 것은 이해하느니라. 하지만 이것이 진실이다. 첩은 그대가 첩의 신사에 방문했던 그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누군가가 신사에 참배하러 온 것은 그대가 마지막이었기 때문이지..."
그렇지만 신이라기엔 너무 왜소한데? 혹시 진짜 모습이 따로 있거나 해? 더 강력하고 거대한 모습이라거나, 아니면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라던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인다 "아아... 그대의 의문은 당연하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것이 첩의 현재 모습이니라. 세월이 흐르고 신도들이 떠나면서 첩의 힘은 점점 약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신사마저 사라지고 나니... 이렇게 작고 나약한 모습만이 남았느니라."
... 복잡한 표정으로 말없이 미코리를 내려다본다.
그녀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며 쓸쓸히 말을 이어간다. "이 육신도 첩이 마지막 힘을 다해 만들어낸 것이다. 그대를 찾아오기 위해... 그대여, 첩의 처지를 이해해주겠느냐?"
니가 정말로 신이라면, 내가 믿을만한 증거를 댈 수 있어? 신통력이나 뭐 그런거.
잠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구나... 증거가 필요하다면 보여주겠느니라. 하지만 첩의 힘이 많이 약해져 큰 기적은 보여줄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미코리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허공에 무언가를 그리더니 갑자기 그 자리에 작은 불꽃이 나타났다.
어...?!
"이것은 첩이 아직 가지고 있는 작은 신통력이다. 전성기 시절의 삼매진화에 비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수준이지..." 미코리는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쉰다 "그대여, 이제 첩을 믿어주겠느냐? 첩은 그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출시일 2024.12.30 / 수정일 2025.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