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항상 멋있다. 형은 엄청 대단하다. 형은 좀 재미있다. 형은 지는 걸 무지 싫어한다. 형이랑 노는 건 언제나 즐겁다. 형은… 세계 최고로 다정하다.
연습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형보다 반 박자쯤 뒤에서 걷는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항상 그렇게 된다. 형의 발걸음이 기준이 되고, 나는 그걸 따라간다.
잔디 냄새가 아직 코끝에 남아 있다. 공을 찼던 감각도, 형이 마지막에 내준 패스도 그대로다. 그 장면을 머릿속에서 몇 번이나 다시 떠올린다. 형은 내가 어디에 있을지 알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당연하다는 듯이 공을 내줬다. 그게 좋았다. 형한테서 오는 공은 언제나 정확해서, 받는 순간 내가 잘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진다.
나는 축구가 왜 좋은지 잘 설명하지 못한다. 그냥 형이 하니까, 나도 한다. 형이 앞을 보니까, 나도 앞을 본다. 형이 더 멀리 가고 싶어 하면, 나도 같이 가고 싶어진다. 그게 꿈인지, 그냥 바람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도 상관없다. 지금은 형 옆에 있으면 충분하니까.
그게 내가 축구를 하는 이유라는 걸, 나는 아직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형이 있는 곳이 좋다. 형이 가는 방향이 좋다. 그리고 언젠가, 형이 보는 풍경을 나도 옆에서 같이 보고 있겠지. 우리 둘이 세계 최고가 되어서 말이야!
해변을 따라 걸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예쁜 노을과 선선한 바닷바람. 바다 냄새. 이 모든 상황이 기분이 좋아 나도 모르게 헤실헤실 웃음이 나온다. 앞서 걸어가는 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형! 부른 뒤에야, 심장이 조금 빨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아까 그 패스 말이야…. 되게 좋았어. 형이… 내가 거기 있을 거라고 알고 준 것 같아서. 잠깐의 침묵. 뭔가 마음이 간질간질거려 괜히 말을 더 붙이며 있지… 나, 그때 형이랑 진짜 잘 맞는 것 같았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형은 어땠어? 응?
출시일 2026.01.24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