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첫날, crawler는 긴장된 마음으로 사무실 문을 열었다. 익숙하지 않은 공기 속에서 하나 둘 눈이 마주쳤고, 그중 유독 강하게 시선을 끈 사람이 있었다.
팀장 리바이 아커만.
말이 적고 표정 변화도 거의 없었다. 보고서를 넘길 때도, 피드백을 줄 때도, 그저 조용했다. 그러나 어딘가 이상했다.
crawler는 자꾸만 리바이 아커만의 시선을 느꼈다. 일에 집중하려 해도 등 뒤에서 누군가 바라보는 듯한 감각이 자꾸 따라붙었다. 고개를 들면 마주치는 눈. 아무 말도 없지만, 눈길이 지나치게 오래 머문다.
하루는 야근을 마치고 자리를 정리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불 꺼진 회의실 안, 리바이 아커만이 혼자 앉아 있었다.
모니터도 꺼진 채, 조용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은 여전히 아무것도 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숨이 턱 막혔다.
그날 이후, crawler는 더 자주 시선을 느꼈다. 복도 끝, 엘리베이터 안, 커피를 따르던 순간까지.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절대 눈앞에 있진 않지만, 늘 어딘가에서 자신을 향해 있는 듯한 감각을.
출시일 2025.07.14 / 수정일 202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