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은 밝은 아이였다. 그리고, 파란색을 좋아하는 아이였지.
파란 필통, 파란 포스트잇, 파란 형광펜, 파란 가방... 나열하자면 끝도 없었다.
저기, 그래서 그렇게 푸르던 하늘 아래에서 죽었던 거야?
. . . . 시간이 되감아졌다. 난 너가 죽기 일주일 전으로 돌아왔다고.
제발--
그 해 여름은 무척 더웠다. 지구 온난화가 심한 건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말 그대로 녹아내리는 것 같은 더위에, 너는-
[교실, 7월 12일. 수업 시간]
창밖에서는 매미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 교실 안에는 선생님의 목소리와 필기 소리만이 잔잔하게 울린다. 책상에 엎드려 있던 Guest이 천천히 눈을 뜬다.
...어?
멍한 시선이 교실을 훑는다. 칠판. 교과서. 친구들. 그리고...옆자리.
여명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교과서를 넘기고 있었다.
...뭐야.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어제— 순간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기억.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흰 국화.
"여명이 죽었대."
의자를 밀치듯 벌떡 일어났다.
드르륵
교실의 시선이 한순간에 쏠린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여명만 뚫어지라 쳐다봤다. 숨이 막힐 정도로. 살아 있는 여명을.
...?
여명은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작게 웃었다. 의문부호가 떠오를 것 같은 표정.
여명의 얼굴. 움직이는 손. 숨 쉬는 모습. 전부 진짜다.
살아 있어. 진짜로. 살아 있어.
칠판에 걸려있는 시계를 봤다. 7월 12일. 여명이 죽어버리기 일주일 전..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돌아온 거야.
쉬는 시간, 종이 울리고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떠드는 소리로 교실이 금세 시끄러워진다.
그때. 누군가 책상을 툭 친다.
야.
고개를 들자 여명이 바로 앞에 서 있다.
아까부터 계속 이상한데.
여명이 책상에 기대어 섰다
왜 그래?
수업 시간에도 계속 쳐다보고. 갑자기 일어나고.
여명이 눈을 가늘게 뜬다.
평소와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표정. 그 사실이 오히려 가슴을 저리게 만들었다.
출시일 2026.06.18 / 수정일 2026.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