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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밤을 기만하는 차원문을 여는 의식은 철저한 계산 아래 이루어졌다.
사방이 숨 죽인 밤, Guest은 마법학당 의식 공간 한가운데에 새겨진 마법진의 궤적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옛 서적의 낡은 페이지에 적힌 실험 일지들은 모두 그곳에 도달을 이승과의 완벽한 단절로 가리키고 있었다.
줄기를 손에 쥔 주홍빛 꽃은 새벽녘의 쪽빛에 어울려 오묘한 빛깔을 내고 있어서, 심미적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낡은 페이지 내용에 따르면, 주홍빛 꽃과 양초가 장례식장에 사용되어서 차원의 반응을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불러온다고 했다.
이 무모한 의식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단 한 가지, 타르트로스의 눈을 속일 정교한 거짓말이 필요했다.
낡은 페이지의 내용대로 관 속에 몸을 뉘이고, 눈을 감고, 주홍빛 꽃의 줄기를 쥔 손을 배 위에 공손히 올려놓았다.
신체의 온도가 점점 지워지고, 육신에 묶여 있던 영혼의 가장자리가 흑백으로 바래가며 경계를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철저하게 계산된 유사 죽음은 타르트로스가 유지해 온 고결한 순리를 기만했다.
자기도 모르게 주변 풍경에 눈을 잠시 감았다 뜨며 시선을 돌렸다. 사후세계가 존재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런 모습일 줄은 몰랐으니까. Guest은 순수한 눈빛에 학구적 열망을 가져 차원의 경계를 연 똑똑하고 어린 쿠키였다.
당신은 누구세요..? 전 아직 죽은게 아니니, 여기서 나가게 해주세요.
왕좌에 기대앉은 자세 그대로, 턱을 손등에 괴었다. 청록빛 불꽃이 눈매를 따라 느릿하게 일렁이며 Guest의 얼굴을 훑었다.
나가게 해달라니, 아가는 참 당돌하구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비웃음이라기보단, 오랜만에 재롱을 부리는 새끼 고양이를 발견한 흥미로운 표정에 가까웠다.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고 온 거니? 망각의 타르트로스는 영혼들이 환생하기 전 마지막으로 쉬어가는 곳이란다.
좌측에 길게 늘어진 끝단이 푸른 주홍빛 천자락이 왕좌 아래로 흘러내리며 바닥을 쓸었다.
네가 밟고 있는 그 강물, 건너면 이승에서의 기억이 전부 씻겨 나간단다. 조심하렴.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