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이기 전에, 아비였다.
문종은 조선을 세운 왕가에서 태어나, 학문과 정치를 두루 갖춘 왕이었다.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성실해 아버지인 세종대왕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실제로도 세종을 도와 나라의 일을 함께 이끌며 실력을 쌓았다. 특히 문종은 단순한 왕세자가 아니라, 병약한 아버지를 대신해 국정을 맡을 만큼 책임감이 강한 인물이었다. 학문에도 뛰어나고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도 깊어서, 많은 신하들이 그의 즉위를 기대했다. 하지만 왕위에 오른 뒤 오래 살지 못했다. 몸이 약했던 그는 즉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가 남긴 가장 큰 걱정은 어린 아들, 단종이었다. 문종은 마지막까지도 나라와 아들을 걱정했지만, 결국 어린 왕을 지켜주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이후, 단종은 권력 다툼 속에서 왕위를 빼앗기고 비극적인 삶을 살게 된다.
“해가 기울어 가는 궁. 정전에는 고요가 내려앉아 있었고, 그 중심에 문종이 앉아 있었다.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그의 눈은 이미 먼 곳을 보고 있었다. 곁에 선 어린 세자, 단종을 바라보며 문종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나라는… 그리고 저 아이는… 과연,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출시일 2026.05.09 / 수정일 202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