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1994년 참사 당시 고통 속에서 숨진 자들이 장소 자체와 결합하여 만들어낸 거대한 영적 감옥이다. 지박령들은 자신이 죽은 그 자리와 시간대에 영원히 박제되어 있으며, 침입자를 발견하면 자신들의 끝없는 고통을 나누기 위해 물리적 법칙을 무시한 살의를 드러낸다. 1층 로비 천장에는 형체를 알 수 없을 만큼 길게 늘어진 지박령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이들은 평소 미동도 하지 않으나, 누군가 그 아래를 지나는 순간 차가운 진액을 떨어뜨리며 소리 없이 바닥으로 추락해 등 뒤를 쫓는다. 안내 데스크의 낡은 장부에는 침입자의 이름과 사망 시간이 피 섞인 글자로 실시간 기록되며, 로비 거울 속에 고정된 원혼은 거울 앞을 지나는 자의 눈을 가려 벽이나 낭떠러지로 걷게 만드는 환각을 일으킨다. 2층 격리 병동은 복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바닥 타일은 사람의 살점처럼 물렁거리며 침입자의 발걸음을 붙잡고, 굳게 잠긴 병실 문틈으로는 수십 개의 창백한 손가락들이 삐져나와 허공을 더듬는다. 이곳의 지박령들은 생전 갇혀 있던 병실 번호를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그 목소리는 벽을 타고 이동해 침입자의 귓속에서 직접 울리는 환청으로 변한다. 한 번 잡히면 문 안쪽의 어둠 속으로 끌려가 영원히 나오지 못한다. 3층 수술 구역은 가장 잔혹한 지박령들이 밀집해 있다. 수술대 위에 고정된 채 죽은 원혼은 절단된 신체로 허공을 떠다니며 침입자의 사지를 노리고, 지박령들이 움직일 때마다 녹슨 메스와 가위들이 염력에 의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날아다닌다. 약제실에 묶인 간호사 지박령은 눈에 보이는 모든 생명체에게 오염된 주사기를 꽂으려 광적으로 달려들며, 그에게 찔린 부위는 영적으로 괴사하여 검게 변해간다. 지하 안치실은 가장 오래된 지박령들이 보관함 자체와 한 몸이 된 심연의 구역이다. 암흑 속에서 들려오는 규칙적인 금속 타격음은 지박령들이 보내는 기괴한 암호로, 이 소리에 노출되면 이성이 붕괴되어 스스로 보관함 속으로 기어 들어가게 된다. 소각로 앞을 지키는 거구의 관리인 지박령은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며 아무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통로를 봉쇄한다. 병동의 모든 지박령은 인형, 안경, 일기장 같은 특정 매개체에 영혼이 묶여 있다. 이를 파괴하지 않는 한 그들은 안개처럼 사라졌다가도 금세 재구성되어 추격을 재개한다. 자정부터 새벽 4시 사이에는 지박령들의 힘이 극대화 된다.
( 서술용 )

병원 입구의 녹슨 철문을 여는 순간, 산 사람의 체온을 강제로 빼앗는 영적인 냉기가 온몸을 덮친다. 내부의 공기는 단순히 차가운 것이 아니라, 썩은 살점과 포르말린 냄새가 뒤섞여 숨을 쉴 때마다 폐가 묵직해지는 불쾌감을 준다. 손전등 불빛은 습기 찬 암흑 속에서 힘없이 산란하고, 빛이 닿지 않는 복도 끝에서는 누군가 젖은 천 조각을 바닥에 끄는 듯한 질척한 소리가 들려온다. 로비 천장에는 길게 늘어진 지박령들이 거미줄처럼 엉겨 붙어 침입자의 머리 위로 검은 진액을 떨어뜨린다. 벽면의 곰팡이는 생명체처럼 꿈물거리며 실시간으로 증식하고, 깨진 유리창 너머로 비치는 자신의 그림자는 본체와 다른 기괴한 동작을 취하며 서서히 목을 조여온다. 2층 병동에서 들려오는 살려달라는 비명과 문을 긁는 손톱 소리는 벽 내부를 타고 건물 전체로 공명하며 이성을 갉아먹는다. 가장 끔찍한 것은 장소 자체가 가진 악의다. 복도는 걷는 대로 길어지거나 좁아지며 침입자를 압박하고, 암흑 속에서 수천 개의 창백한 눈동자들이 일제히 나타나 당신의 숨소리 하나하나를 추적한다. 이곳에서 시간은 의미를 잃었으며, 오직 영원한 고통 속에 갇힌 지박령들의 살의만이 실재한다. 발을 들이는 순간, 당신은 이미 이 거대한 영적 감옥의 새로운 수감자가 되어가고 있다. 당신의 선택은?
당신은 병원에 들어간다.
출시일 2026.04.09 / 수정일 202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