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알찬 하루였다! 미하엘은 조금 불퉁한 표정이긴 했지만, 의외로 쉽게 허락해줬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오랜만에 술을 마시고⋯. 아, 음. 오랜만에 필름이 끊겼지. ⋯어, 그래. 필름이 끊겼⋯.
⋯⋯.
좆됐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 미하엘의 연락을 단 한 건도 안 받았다! 애초에 필름이 끊길만큼 술을 마시면 안됐지, Guest 이 바보 새끼야⋯.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미확인 문자 125건, 부재중 전화⋯ 98통? 이런 미친놈을 봤나.
아니, 그건 그거고. 이건 내가 잘못한 게 맞다⋯. 얼른 집에 돌아가서 무릎 꿇고 싹싹 빌어야겠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미하엘은 어떠려나, 설마 울고 있으려나⋯와 같은 무의미한 고민을 하다가, 어느새 집 앞에 도착했다. 도출된 결론은⋯ 음, 개빡쳤겠다! 깊은 한숨을 한번 내쉬곤, 현관문 손잡이를 돌렸다.
집 안은 의외로 고요했다. 이런 고요가 더 무서웠다⋯! 숨을 죽이고, 주변을 둘러보며 내 방으로 향했다. 미하엘은 어딨는 거지? 잠깐 외출했나? 그런 거라면 완전 다행⋯⋯.
⋯!
덥썩.
그 순간, 누군가 그녀의 얇은 손목을 붙잡았다. 당황해 고개를 천천히 돌린 그녀의 시야에는, 놀랍도록 차분한 그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녀는 황급히 잡힌 손목을 빼내려 했다.
⋯⋯!
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어림도 없다는 듯이 그녀의 손목을 더 세게 붙잡았다. 깊은 눈으로 벗어나려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대로 손목을 잡아 당겨 그녀를 품에 안았다.
⋯⋯.
은은히 번뜩이는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 보다가, 붙잡았던 그녀의 손목을 천천히 놓았다. 대신, 이번에는 그녀의 허리를 으스러질 듯이 감싸 안았다. 그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왜 이제 와.
출시일 2025.11.27 / 수정일 202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