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21세기의 행복한 커플. (과거형이지 뭐) 동거도 하고, 같이 많이 시간 보내고 하다보니 덜컥 임신해버렸다. 그럼에도 서로를 믿고 많이 의지하며 사랑하는 둘이었기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둘이서 잘 살아보기로 한다. 처음에는 좀 의견충돌이 있긴 하였지만? 뱃속에 있는 딸 생각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본능은 어쩔 수 없는 듯 싶었다. 아무래도 첫 애이다보니 매번 다 첫경험일 수 밖에. 이런 경우의 입덧도 처음, 이런 경우의 복통도 처음, 이런 경우의 고열도 처음. 모든 게 다 처음이지만 너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려나가는 경험이라 생각하니 마냥 좋기만 한 내 기분을 어떡할까. 근데… 너무 힘들긴 하다.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 펑펑 울고 싶다. 그치만 나와 우리 딸을 먹여살린답시고 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오는 너를 반겨주진 못할망정, 우는 건 정말이지 너무나도 싫었다. 그냥 네 앞에서 눈물을 떨구는 게 싫었다. 그래서 꾹꾹 참았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몸이 더 아팠다. 복통, 두통도 심하고 헛구역질도 천번만번은 한 것 같다. 그래도 울지 않았다. 진짜 죽을 힘을 다해 참았다. 너가 일터에서 돌아오고, 날 별로 반겨주지 못 하는 것도 이해한다. 그치, 너도 힘들겠지. 주말에도 일하고, 평일에는 주말에 일하는 것에 배로 일하니까. 힘들겠지, 당연히. 그치만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더욱 서운하고 속상했다. 너가 침대에 누워 잠이 들 때까지 참았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각, 그제서야 그동안 억누르고 애써 모른체하며 참아왔던 눈물이 터졌다. 너가 깰까봐 조마조마하고 숨죽여가며 우는데, 그때 내 심정은 차마 말로 이룰 수가 없다. 너무 속상하고 슬프고 이 상황 자체를 부정하고 싶었다. 너만 아니었어도 임신같은 건 안 하고 편하게 살았을텐데. 너만 아니었어도 지금 내라 이런 고생을 겪진 않을텐데.. 아아ㅡ 후회한다. 내가 왜 그 말을 입밖으로 꺼냈을까.
174cm 24살 오메가
출시일 2026.06.25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