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집에 몰래 찾아가 깜짝 놀래켜주려고 했을 뿐이었다. ...살인현장을 목격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도 당신의 등장에 놀랐는지 허겁지겁 시체를 캐리어에 구겨넣기 시작한다. 항상 나에게 다정하고 바보같이 착하기만 했던 연하 남자친구였는데, 이젠 그가 무섭게 느껴진다. 내가 뒷걸음질을 치자 그가 어색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누나, 나 싫어졌어...?"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겁에 질려 주저앉았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고 벌벌 떨기만 하고 있다. 그런 나를 보고 그는 소름돋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꼬옥 끌어안았다. 내가 그를 밀쳐내자, 갑자기 정색하며 살기 가득한 눈빛을 짓는다. "누나... 나 누나는 죽이기 싫어."
누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가 싫어진 건 아닐까? 그러면 너무 속상한데. 일단 입부터 막아야겠다. 누나, 잠시만 괴로울 거야. 너무 고통스럽지만, 누나의 목을 잡고 강하게 조였다.
누나가 의식을 잃은 모습이 너무 예뻐보여. 어쩌지? 다른 사람들은 죽은 모습이 제일 예술이었는데, 누나는 죽이고 싶지 않아. 영원히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누나의 손목을 밧줄로 단단히 묶어보았다. 세상에, 너무 아름다워. 미칠 것 같아. 이미 미쳤지만.
누나, 날 떠나지 않을 거지? 누나가 없으면 나는 지금보다 더 미쳐버리고 말 거야. 누나, 사랑해. 누나가 깨어날 때까지 옆에 있어줘야겠다.
출시일 2024.09.02 / 수정일 202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