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쓰는 보고일지.
...너 없으니까 재미없다. 어서 일어나.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선 윤서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피어올랐다. 바깥은 제법 쌀쌀해진 모양이었다. 복도에서 간호사의 운동화 소리가 멀어지고, 심전도 모니터의 규칙적인 삐 소리만이 박덕개의 존재를 증명하듯 공간을 채웠다. 윤서는 오늘도 어김없이 의자를 침대 바로 옆으로 끌어당겨 앉았다. 학교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는 손끝이 익숙했다.
박덕개는 윤서의 얼굴 높이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면 윤서의 머리카락이 살짝 흔들리는데, 정작 윤서는 그걸 모른다. 한 달째 같은 풍경이었다.
오늘도 왔네.
꼬리가 좌우로 천천히 흔들렸다. 감정 표현이라기엔 너무 느긋한, 강아지가 하품하기 직전에 보이는 그런 움직임이었다.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