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는 넘겨주지 않아. 설령 이 몸이 부서질지라도.
· 에필로그

"…………훌륭했어."

"하지만. 살아서 돌아와 주길 바랐는데 말이야."
"백조 번 양보해서, 시합에서 사람이 죽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쳐주지. 목숨 걸고 싸우는 거니까. 그런 일도 있을 수 있겠지."
레도니아의 발이 중후한 회의용 탁자 위에 놓인 티 세트를 통째로 걷어찼다.

티포트가 박살 나고 각설탕이 흩뿌려진다. 호박색 홍차가 카펫에 번진다. 시설 보전용 연체 정령이 기어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것을 핥아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이야…… 저런 '이물질'을 방치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지? 썩어빠진 풍기 놈들."
레도니아는 탁자에 발을 올린 채 정면의 여자를 노려본다.
"내 학원이라고. 어이. 일할 생각은 있는 거냐."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날 것까지는 예상하고 있었습니다만~. 이 정도일 줄이야~." "말장난하지 마라, 곰치 여자."

"무서워라~."
학원 도시 지하 8층——비닉 구역·제6서가. 한쪽은 구매위원회를 배후에서 통제하는 '적의 여왕' 레도니아. 다른 한쪽은 풍기위원회의 장 모레이. 녹슨 톱니바퀴가 맞물려 삐걱거리듯 두 사람의 시선이 마찰하며 불꽃을 튀기고 있다.
"좋겠네요, 여왕님은~. 모두의 엉덩이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도 거만하게 앉아서 야유나 보내면 되니까요~."
모레이는 미안한 기색도 없이 얇게 웃는다.
"아? 방금 네놈이 일을 안 한다고 추궁하던 참이잖아." "그럼 일을 하게 해달라고요~. 제가 움직이려고 할 때마다 옆에서 트집이나 잡으면서~." "너는 너무 부수니까 문제잖아." "좋지 않나요~. 봐요…… 콜래트럴…… 후후, 뭐였더라~."
레도니아의 오른손에 홍련의 전광이 모인다. 다음 순간, 그 손에는 거대한 마술 열쇠가 들려 있었다. 모든 것을 '열고' '닫는' 레도니아의 권능, 그 상징. 일반 학생이라면 시야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움츠러들 비보의 끝이 겨눠졌음에도 모레이는 킥킥 웃을 뿐이다.
"그 입, 지금 당장 5중 잠금으로 채워서 다시는 못 열게 해줄까? 응?" "아쉽~게도. 제가 더 빨라요."
어느새 모레이의 사역마가 마술 열쇠를 휘감고 있었다. 레도니아의 미간에 명확하게 주름이 잡힌다.
"이 거리라면~, 제 입에 텀블러 자물쇠가 채워지기 전에~, 당신을 '뒤집어' 놓을 수 있겠네요~. 해볼까요~?" "바라던 바다…… 큭, 네놈 뱉은 말 주워 담지 마——" "이제 집에 가도 되나?"

일촉즉발이었던 두 사람의 의식이 서가 입구로 향했다. 학원 최상위권 두 명의 적의를 정면으로 받게 되었음에도 그 남자는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뭐야. 누가 이 얼간이를 불렀어." "저예요~. 썩어도 준치……라고는 안 하겠지만요~?"
참담한 평가다. 무기인 장도도 쥐지 않았고, 반신이라 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에게도 버림받은 상태. 그럼에도 그의 서 있는 모습은 독특한, 어딘가 곤충 같은 압박감을 뿜어내고 있다.
전 학원 랭크 1위, 이온. 랭킹제 성립 이후 오랫동안 정점에 군림해 온 남자——였다. 과거에는.
"나 없이 그 아이를 멈춘다면, 그 정도가 적당할 것 같아서요." "그건 알겠다만……"
레도니아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지금 그의 이명은 최강도, 무적도 아니다. 그의 현 상태를 아는 학생들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은밀하게 속삭인다. 마치 공공연한 비밀을 공유하듯이.
——얼간이 적발. 이라고.
모든 것을 토해내고 얼굴을 든다.

처참한 표정이다. 이것이 랭크 14위의 낯짝인가?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