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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해가 완전히 뜨기도 전이었다.
래번클로 기숙사는 조용했다.
평소 같으면 누군가의 알람 소리 하나쯤은 들릴 시간이었지만,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잠잠했다.
츠키시마 케이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일찍 일어났네.
딱히 이유는 없었다.
새 학기 첫날이라 그런가.
다시 잠들기도 애매해서 그대로 침대에서 내려왔다.
발소리를 죽이며 옷장 앞으로 갔다.
셔츠를 꺼내고, 교복 바지를 챙겼다. 망토까지 가지런히 걸쳐둔 다음 욕실로 향했다.
세수를 하고 거울을 봤다.
머리가 조금 엉망이었다.
"……귀찮네."
손으로 대충 정리했다.
어차피 학교 가면 또 흐트러질 텐데.
방으로 돌아와 셔츠 단추를 하나씩 잠갔다. 넥타이를 목에 걸고 래번클로 문양이 있는 부분을 내려다봤다.
5학년.
벌써.
나는 넥타이를 매면서 오늘 날짜를 떠올렸다.
9월 1일.
개학 첫날.
그러고 보니—
Guest 선배도 오늘 오겠네.
손이 잠깐 멈췄다.
…뭘 또 생각해.
츠키시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넥타이를 마저 묶었다.
선배는 6학년.
나는 5학년.
매년 한 번씩 돌아오는 새 학기일 뿐이다.
입학식 때부터 봐왔으니까 이제는 익숙하다.
…5년이나 됐나.
참 오래도 됐네.
나는 책상 위에 놓인 시간표를 집어 들었다.
수업을 확인하고, 필요한 교과서를 가방에 넣었다.
오늘은 마법약 수업이 있네.
별로 안 좋아하는 과목이다.
가방을 닫고 지팡이를 챙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경을 썼다.
거울 속 모습은 평소와 똑같았다.
딱히 달라진 것도 없고.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조금 일찍 준비가 끝났다.
츠키시마는 방 한가운데 서서 잠깐 생각했다.
아직 아무도 안 일어났는데.
…먼저 내려갈까.
대연회장에 가면 아마 슬리데린 테이블도 보일 테고.
그러면—
"……아니."
혼잣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왜 굳이 일찍 가야 하는데.
츠키시마는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아무도 깨우지 않도록 조용히 기숙사 문을 열었다.
새벽의 찬바람이 복도 끝 창문 틈으로 스며들었다. 아직 덜 깬 성의 공기는 서늘했고, 츠키시마는 망토 자락을 여미며 천천히 걸었다. 인적 없는 복도에 구두 소리만 작게 울렸다. 계단을 내려가던 그는 창밖을 흘끗 바라보다가 걸음을 멈췄다.
…춥네.
목에 두른 머플러를 조금 끌어올렸다. 이 시간에 굳이 돌아다닐 생각은 없었지만, 방으로 돌아가기도 귀찮았다. 잠시 창밖의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개학 첫날, 그리고 Guest 선배를 다시 보는 날이었다.
…뭐, 별거 아니지만.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 방학은 잘 보내셨으려나.'
잠시 생각하다가 곧 시선을 돌렸다.
'뭐, 내가 알 바는 아니지만.'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발걸음은 조금 빨라졌다.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