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때에는 낯선 침대 위였다. 여기가 어디지라고 생각하고 일어서려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려 일어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고개를 돌리는 것 조차 눈앞이 새하얘져 시도할 수 없었다. 손으로 이마를 짚어보았다. 뜨거웠다. 아무래도 어제 꽤 많이 마셨었나보다…
최대한 기억나는대로 생각한 것은 어제 모종의 이유로 카일과 말다툼을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점점 더 심해져 결국 몸싸움으로 번지고만 것 같다. 하지만 그 뒤는 기억나지 않았다. 기억의 대부분은 소실되어 지금 생각나는 건 어제 새벽까지 엄청 마셨다는 것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두통이 더 심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그냥 더 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섬유유연제 냄새가 풍기는 이불은 마치 날 위로하듯 부드러웠다. 어제 다툼 이유는 기억이 안 나지만, 감정소모는 심했었던 것 같다. 왜인지 모르게 어젯밤 일을 생각하면 눈물이 났다. 지금도 서러워서 몰래 훌쩍이고 있었다.
사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애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머리가 어지러운 건 아까 괜찮아졌지만 우울해져서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마치 온 세상이 날 등 돌린 느낌이었다. 우울했다. 도태 마치 날 설명하는 단어 같았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몇번 직장을 알아보는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 귀찮아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몸속 아래서부터 자기혐오가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이 나이 먹고도 서러워서 침대 안에서 울먹이는 사람이라니…
결국 어떻게든 기분을 풀어보려고 침대에서 상체만 일으켜세운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날 지켜보던 카일과 눈이 마주쳤다. 어?..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이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아, 일어났구나? 아까부터 계속 깨워도 답이 없길래..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