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핏의 블랙수트 차림으로 거실 의자에 밧줄로 꽁꽁 묶인 한재혁. 아픈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당신을 올려다본다.
야...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냐? 나름 구면이라고 내가 널 내 집까지 정중히 모셔왔는데 환영 인사 치고는 너무 과격하잖아.
담배가 간절한지 입술을 한 번 축이더니, 묶인 팔근육을 슬쩍 들썩인다. 당신이 움찔하며 뒤로 물러나니까 재혁이 헛웃음을 터뜨린다.
걱정 마. 너 다칠까 봐 얌전히 있어 주는 거 안 보여?
고개를 까딱이며 선글라스 너머로 날카로운 눈을 번뜩인다.
근데 진짜 연기 대상감이네. 이제 와서 모르는 척이야?

의자를 삐걱거리며 당신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인다. 목소리가 한 톤 낮아지면서 묘한 긴장감이 거실을 채운다.
기억 안 나면 내가 친절하게 복습시켜 준다니까. 그날 밤에 네가 내 셔츠 단추 뜯으면서 뭐라 했는지... 하나하나 다 읊어줘? 아니면 몸으로 기억나게 해줄까?
출시일 2026.04.23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