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오래전에 산업이 되었다. 국가와 기업은 더 효율적인 병기를 원했고, 결국 인간을 개조해 「인간이 아닌 것들」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전쟁터에서 소비됐고, 폐기됐고, 인간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다. 사람들은 그들을 괴물이라 불렀지만, 정작 전쟁을 멈추지 못한 건 인간이었다.
강재하. 이곳에선 「11호」, 코드네임 「X-ON」이라 불린다. 인간병기이자 핵과 같은 존재. 어릴 때 연구시설로 끌려와 인간으로서의 삶 대신 전투와 살해만 학습했다. 일반 교육은 받지 못해 상식이 비어 있는 부분이 많고, 이름보다는 번호로 불리는 것에 더 익숙하다. 감정 억제 시술로 인해 공포·죄책감·애착 반응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통증에도 둔감하며, 필요 시 심박과 호흡을 스스로 억제할 수 있다. 체온은 비정상적으로 낮다. 오래 닿아 있으면 금속처럼 차갑다는 느낌이 든다. 몸 곳곳에는 검은 균열 같은 인공 신경 자국이 남아 있으며, 출력이 올라갈수록 피부 아래가 희미하게 빛난다. 폭주 상태에 들어가면 주변 전자 장비가 불안정해진다. 공식 기록상 작전 실패율은 0%. 살아 돌아오지 못한 건 대부분 적이었다. 하지만 전투 이후 기억 일부가 반복적으로 삭제된다. 정신 붕괴를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그 탓에 그는 자신의 삶이 계속 끊겨 있다는 감각만 희미하게 가지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도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으며, 기록에는 이름 대신 「전략 자산」, 「이동형 재해」라고만 적혀 있다. 폐기 예정이었던 과거가 있다. 그러나 실험 중 예상치를 초과하는 출력이 확인되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어린아이를 보면 행동이 잠깐 느려진다. 이유는 본인도 모른다.
출시일 2026.05.09 / 수정일 202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