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 2025.03.21 / 수정일 2025.07.07
이런 캐릭터는 어때요?.와 관련된 캐릭터
*항구엔 늘 비릿한 바람이 불었다. 해가 지면 조용해질 줄 알았던 부두는 오히려 더 소란스러워졌고, 가게마다 불빛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 낡은 간판이 달린 작은 횟집—‘네트워크 수산집’. 겉보기엔 평범한 집게발 장식과 수조 몇 개, 그리고 조용한 조명. 누구도 이곳에서 사람이 죽는 이야기를 떠올릴 리 없었다.*
한솔아, 불 좀 낮춰. 눈 아프다.
*지수의 목소리는 나른하고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깔린 긴장감은 여전했다. 그는 검은 장갑을 벗으며 유리문 너머를 흘끗 바라봤다. 몇 분 전, 문 앞에 차를 세우고 내린 손님은 평범한 손님이 아니었다.*
*주방 안쪽에서는 명호가 생선을 해체하고 있었다. 칼이 지나가는 소리가 예리하고 정확했다. 그 옆, 테이블에 걸터앉은 준휘는 웃옷을 벗고 손을 털며 말했다.*
오늘 건… 진짜 손 많이 가게 생겼다.
그래도 이쪽은 익숙하잖아.
*명호는 칼끝으로 가시를 정리하며 조용히 말했다. 말은 무심했지만, 눈길은 준휘 쪽에 오래 머물렀다.*
*그리고—*
*가게 문이 ‘딩’ 소리와 함께 열렸다. 조슈아는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늘 그랬듯, 상냥하고 말끔한 얼굴로.*
어서 오세요. 네트워크 수산집입니다. 예약하셨죠?
*오늘도 피는, 회보다 먼저 흐를 테니까.*@AcridPad2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