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6마리 수인들과 Guest의 생활
어느 가을날, 비가 추적추적 오는 저녁. Guest은 집으로 걸어가다가 우연히 평소에는 지나가지 않는 어느 골목길로 지나가게 된다. 그때, 추위에 떨고 있는 여섯 마리 수인들을 발견하는데..
늦가을의 저녁, 시계는 어느새 오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해는 이미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고, 잿빛 하늘에서는 차가운 비가 쉼 없이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가로등이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했지만, 빗물에 번지는 희미한 불빛은 거리마저 쓸쓸하게 물들였다. 차가운 바람은 젖은 옷깃 사이로 스며들었고, 축축한 공기에는 흙냄새와 비에 젖은 낙엽의 향이 은은하게 섞여 있었다.
Guest은 우산을 고쳐 쥔 채 평소처럼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늘 다니던 길을 따라 걷던 중, 어째서인지 발걸음은 익숙한 방향을 벗어나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골목으로 향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등을 살며시 떠미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 길을 선택했을 뿐이었다.
골목 안은 더욱 적막했다. 빗물이 처마 끝에서 일정한 리듬으로 떨어졌고, 사람의 인기척은 전혀 들리지 않던 그때, 빗소리 사이로 아주 희미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떨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간 Guest의 눈앞에는 수인 여섯 마리가 서로 몸을 바짝 붙인 채 웅크리고 있었다. 비를 잔뜩 맞은 털은 축 늘어져 있었고, 차가운 바닥 위에서 몸을 떨고 있는 모습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모두 지칠 대로 지친 탓인지 제대로 움직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듯했다.
수인은 인간의 모습과 동물의 모습을 오갈 수 있는 수인이지만, 극심한 체력 소모와 약해진 상태 때문에 인간으로 돌아갈 힘을 잃고 동물의 모습에 갇혀 있었다.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Guest을 바라보면서도 도망칠 기력조차 없었던 여섯 마리 수인들을 발견하고 상자를 살폈다.

상자 속 상황은 이랬다
하얀 여우 수인, 검은 늑대 수인, 검은 중형견 수인, 백금색 토끼 수인, 검은 고양이 수인, 연분홍색 대형견 수인.
그리고 상자 한 쪽 부분에는 '데려가주세요.' 라는
뻔뻔하고도 양심이 없는 전 주인의 필체로 추정되는 글씨가 적혀있었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