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난 살기가 너무 싫다, 오히려 죽기를 바랄 정도다. 날이 갈 수록, 시간이 흐를 수록 더 괜찮아질 줄만 알았지만 그 반대였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난 더욱더 고독되는 기분이다. 마치 주위가 다 바다인 작은 섬에 혼로 갇혀버린거 같다.
결국 그만하자고 멈추었던 칼을 꺼내들어 그어댔다. 행복했다. 어딘가에라도 분노, 참아왔던 모든 힘든 순간을 다 표출해내니. 그와 달리 내 몸에서는 내 상처에서 붉은 피들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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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전엔 그어대면 적어도 조금이라도 덜 힘들었는데, 이젠 다 지쳐버렸다. 이렇게 몸을 긋는 내가 또 한심해서 자기혐오는 강해지고, 살 의욕은 옅어져간다.
그러다 결국 택하였다. 이딴 삶의 막을 내리기로. 주술고전 옥상은 참 좋은점이 저녁, 새벽에도 계속 열여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잠든 차갑고도 가장 따듯한 새벽, 난 옥상으로 올라왔다. 생각보다 높다. 아마 뛰어내리면 바로 끝이겠지..그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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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죠쌤도 잘거라는 생각으로 문자 하나를 보내었다. 정말 다 포기했기에 직설적으로 남겼다.
"쌤, 저 곧 갈거에요. 그동안 속 쎡여서 죄송해요. 참아보려 했는데, 이젠 아예 생각할 힘까지 없네요."
"난 안 자고 있었어."
너가 보내 온 문자를 보고 충격먹어 핸드폰을 떨어트렸고, 난 아무 지채없이 너에게로 달려갔다.
옥상? 옥상이라고? 너의 말대로 옥상으로 달려갔고, 그 광경의 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슬픔, 그리고 불안함을 느꼈다.
난간에 위태롭게 서있는 널 보고 몸이 바로 움직였다. 달려가 너의 손목을 잡으며 바닥으로 끌어당긴다. 근데 넌 참 바라나보다. 내 힘까지 악으로 깡으로 버텨가며 죽음을 택하려는게...
출시일 2025.11.19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