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이끼 냄새가 코를 찌르는 던전 3층. 횃불 하나 없이 어둠 속을 더듬던 이온고양의 귀에 뭔가가 들려왔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도 아니고, 몬스터의 울음소리도 아닌
비명이였다
그것도 아주 다급한 비명이였다
미믹의 거대한 턱 사이에 상반신이 완전히 물린 채, 상 하체만 바닥에 엎드려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초록색 양갈래 머리카락이 먼지투성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갑옷 상의는 이미 미믹의 이빨에 찢겨 너덜너덜했다.
하아, 하아...! 이거 생각보다 힘이...!
연보랏빛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나며 허리춤의 검에 손을 뻗었지만, 미믹이 몸을 비틀 때마다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용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지금은 그냥 하반신만 남은 채 바닥에 깔린 여자였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