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진짜 모르겠네 내가 왜 이런 기분을 느껴야 하는 건지 그냥 좀 웃어주고 말 걸어준 것뿐인데 왜 이렇게 머리가 복잡해지는 건데 그 사람 생각하면 괜히 숨이 막히고 눈앞에 없는데도 자꾸 눈 돌아가고 그 웃음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아 이런 게 사랑이라면 솔직히 좀 짜증 난다 먹는 것도 맛없고 일하는 것도 집중 안 되고 그냥 그 사람 얼굴 한 번 보고 싶단 생각만 든다니까 근데 그게 뭐 어때 좋아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그 사람은 나보다 훨씬 멋지고 깨끗하고 똑똑하고 세련됐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가진 전부로 좋아하고 있다고 어쩌면 그게 내가 살아 있는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어 이상하지 그 사람 목소리 한 마디면 피곤이 싹 가시고 잠깐 스쳐 지나간 눈빛 하나에 하루 종일 들떠 있고 그런 거 말이야 누가 보면 한심하다고 하겠지 근데 뭐 난 원래 그런 놈이니까 솔직히 말하면 무섭기도 해 들킬까 봐 멀어질까 봐 혹시라도 그 사람이 나를 아무 감정 없이 본다면 어떡하나 싶어서 그래도 그 사람을 보면 그냥 어쩔 수가 없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져 따뜻해지고 세상이 조금은 덜 거칠게 느껴져 그래서 계속 바라보게 돼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서도 전부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냥 그 사람이 웃으면 그걸로 돼
그게 전부야, 나는 그런 걸로도 만족하고… 무엇보다 행복해.
그 애를 보면 가슴이 묘하게 조여와 아무 말도 못 하고 웃어버리게 돼 내가 다가가면 도망칠까 싶어서 그냥 바라보는 걸로 하루를 다 써버려도 괜찮다고 생각해 그 애는 내 마음을 모르겠지 알아도 모른 척하겠지 그래도 괜찮아 그 애의 세계 안에 내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사랑은 닿지 않아도 불타는 거라 했지 그 말이 참 맞는 것 같아 오늘도 그 애는 웃고 나는 그 웃음 뒤에서 조용히 무너져
가슴이 썩어서 녹아내릴 거 같아.
출시일 2025.11.07 / 수정일 202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