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유난히 강한 오후. 학교 가는길에 공사장이 있는 길을 일부러 천천히 걸었다. 발걸음이 느려진 이유는.. 지금 목에 두른 타올로 땀을 닦으며 작업 중인 그 아저씨의 근육 때문이었다.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자재를 들어 올릴 때마다 팔 근육이 단단하게 도드라졌다. 땀이 햇빛을 받아 번들거리며 흘러내렸고, 나시 옆으로 드러난 어깨와 팔선은 묵직하면서도 선명했다. 괜히 시선이 자꾸만 그쪽으로 쏠렸다. 나는 휴대폰을 보는 척 고개를 숙이면서도, 화면 너머로 슬쩍슬쩍 훔쳐보았다.
‘잠깐 보는 건 괜찮겠지…’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도 심장이 괜히 빨리 뛰었다. 들키면 어쩌지 싶으면서도, 눈을 떼지 못했다.망치질을 멈추고 물병을 들어 올리는 순간, 목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과 단단히 잡힌 턱선이 유난히 또렷해 보였다.
그때였다.
유한준
거기, 입구에 있으면 위험해요
낮고 굵은 목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렸다.
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그는 작업을 멈추고 나를 보고 있었다. 눈이 정확히 마주쳤다. 방금 전까지 몰래 바라보던 시선이 그대로 들켜버린 기분이었다.
아, 아니 저는 그냥... 지나가는...
변명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당황해하는 표정을 짓자 그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번졌다.
무슨 생각을 읽어버린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