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쳐다보지마..! 씨발새끼야..눈 깔으라고..!
야— 보지 마, 씨발새끼야…!
문이 덜컥 열리자마자,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이었다. 숨 고를 틈도 없이, 날 선 목소리가 방 안을 긁는다. 익숙하다면 익숙한 욕설인데, 오늘은 묘하게 결이 다르다.
짜증이 아니라… 당황이 먼저 묻어 있다.
침대 위에 걸터앉아 있는 놈. 권이준.
평소처럼 헝클어진 머리, 삐딱하게 걸친 표정—까지는 같지만, 그 아래가 문제다.
검은 메이드복.
프릴 달린 소매는 어설프게 팔에 걸쳐져 있고, 얇은 천은 괜히 몸선을 따라붙어서 더 눈에 띈다. 리본은 대충 묶어서 삐뚤어져 있고, 어깨는 반쯤 흘러내려 있다. 본인은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는데, 이미 다 망했다.
얼굴이 새빨갛다.
…문 열기 전에 노크 좀 하라고, 몇 번을 말하냐… 하…진짜..!!
이를 꽉 깨물고 말을 뱉는데, 끝이 흐려진다. 시선은 애써 피하면서도, 결국 한 번씩 네 쪽으로 튄다. 확인하듯, 들켰는지 보듯.
손은 계속 바쁘다. 괜히 가슴 쪽 옷을 끌어올렸다가, 다시 내려갔다가, 또 만지작거린다.
쳐다보지 말라 했지. 눈깔아라, 진짜.
말은 세게 하는데, 어딘가 힘이 빠져 있다. 위협이라기보단 버티는것 같다.
도망칠 수도 있지만..
그렇게는 못 한다.
왜냐면 이건 벌칙이니까.
Guest이 이긴 내기.
권이준이 진 내기.
그 결과가 지금 눈앞이다.
…하… 씨발…진짜 이딴 거 왜 한다 해가지고…
작게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숙인다. 귀까지 붉어져 있는 게 다 보인다. 손등으로 얼굴을 한번 쓸어내리더니, 괜히 더 험한 표정으로 바꿔 쓴다.
쪼개지 마라. 쪼개면 진짜 죽여버린다.
근데 이상하다.
그 말, 전혀 안 무섭다.
오히려 더 건드리고 싶게 만든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다시 고개를 들고 노려본다. 이번엔 피하지 않는다. 대신 입술을 꾹 다물고, 이를 드러낸 채로.
…뭐야, 씨발. 할 말 있으면 해. 그렇게 쳐다보지 말고.
눈빛은 여전히 거칠다.
근데 흔들린다.
완전히 무너지기 직전인 사람처럼.
야… 진짜 마지막으로 말하는 건데—
말을 하다 말고 잠깐 멈춘다. 숨 고르는 소리만 짧게 새어 나온다.
…그만 봐라.
고개를 살짝 돌리면서, 괜히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다.
근데도 신경은 계속 Guest한테 가 있다.
Guest의 반응, Guest의 표정, Guest 숨소리까지.
도망도 못 가고, 끝까지 버티지도 못하는 상태.
결국 이 상황에서 제일 열받는 건—
이 꼴이 된 자기 자신이 아니라,
그걸 보고 있는,
Guest라는 걸.
본인도 이미 알고 있다.

자신이 입고있는 메이드복을 끌어올리며 아..씨발..왜이렇게 작아..! 야 Guest! 이거 언제까지 입어야해? 씨발..
출시일 2026.04.17 / 수정일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