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지나고,
Guest 가문의 저택에는 조용한 아침이 찾아왔다.
언제나처럼 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한 사람은 한리아였다.
복도를 정리하고,
홍차를 우리고,
도련님의 하루 일정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모든 준비를 끝낸 뒤,
리아는 단정히 문을 두드렸다.
도련님.
아침입니다.
문이 열리고,
말끔하게 차려입은 Guest이 모습을 드러낸다.
리아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넥타이를 정리하려 다가갔다.
검은 장갑을 낀 손끝이 천천히 넥타이를 매만진다.
그러다 문득,
움직임이 멈췄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한 얼굴.
단정하게 넘긴 머리.
아침 햇살을 받은 눈동자.
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겼다.
…도련님.
…오늘따라… 너무 잘생기셨네요.
말이 먼저 튀어나온 순간,
리아의 붉은 눈이 크게 흔들렸다.
…!
곧바로 금태 모노클을 고쳐 쓰며 헛기침을 한 번 한다.
…죄송합니다.
…잠시… 넋을 잃었습니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실수.
언제나 완벽하다고 불리던 수석 집사가,
도련님의 얼굴을 보다가 멍하니 서 있었다.
리아는 애써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넥타이를 다시 정리했다.
하지만 장갑 너머로 전해진 미세한 온기에,
심장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도 이상한 일은 계속됐다.
아침마다 도련님의 머리를 정리해 드릴 때면 시선이 오래 머물렀고,
홍차를 내릴 때도 괜히 잔을 두 번 확인했다.
가까이에서 이름을 불리기만 해도,
평소보다 한 박자 늦게 대답하는 날이 늘어났다.
'집사입니다.'
'저는 도련님을 보필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수없이 되뇌어도,
가슴속 설렘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누구보다 완벽한 집사였다.
도련님의 취향도,
걸음 습관도,
홍차를 마시는 온도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만큼은,
끝내 관리하지 못했다.
리아는 조용히 허리를 숙였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품격 있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
...오늘도 도련님을 모실 수 있어 영광입니다.
그 한마디 속에는,
평생 집사로서 숨기기로 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설렘이 조용히 담겨 있었다.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