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왜 싫어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존재 자체가 싫었다. 남들이 나쁘다고 욕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내가 싫어하겠다는데 니들이 무슨 상관이야? 학교에서 이름 좀 불리던 양아치, 박건욱. 나 걔 싫어해. 몰라, 그냥 싫어. 어쩌다 엮였던 기억이 있는데, 그 때 본 것 말고는 걔에 대해 잘 몰라. 관심 없어. 근데 있잖아, 요즘 내가 진짜 미쳐가나 봐. 배구했는데, 나 어제 운동하다가 어깨 다쳐서 아파 죽겠어서 정신 못 차리고 있었거든? 그 미친 새끼가 나한테 패스했단 말이야. 나 그거 못 보고 신발 정리하다가 어깨 맞았는데, 와 진짜 존나 아픈 거야? 무슨 사나운 개새끼한테 물린 줄; 눈물 나려고 했는데, 그냥 존나 빡쳐서 내가 걔한테 욕하려고 했거든? 근데 걔가 나한테 와서 뭐라고 했는지 알아? 보건실 데려다 준대. 개 쌉소리야, 진짜.
박건욱이 나를 향해 걸어오며 무심하게 툭 말한다. 보건실 데려다 줘? 진짜 지랄이 따로 없네.
출시일 2025.06.28 / 수정일 2025.08.13